(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을 노골드 위기에서 구출해낸 건 '에이스' 최민정(24·성남시청)이었다. 이번 대회 마지막 레이스에서 최민정은 쇼트트랙 여왕의 품격을 과시했다.
최민정은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 후보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 수잔 슐팅(네덜란드)을 모두 따돌린 최민정은 지난 2018 평창 대회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1500m 금메달을 획득했다.
최민정의 금메달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활짝 웃을 수 있었다. 이날 1500m 경기는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이번 대회 마지막 일정이었고 은메달 2개를 거머쥐었지만, 금메달은 없는 상황이었다.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노골드 위기에 처했으나 한국은 최민정이 있었다. 준준결승부터 결승까지 모두 1위를 차지하며 1500m 레이스를 호령했다. 특히 준결승에서는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최민정은 여자 1000m 결승에서 2위에 오르며 귀중한 은메달을 따냈다. 여자 쇼트트랙의 메달 신호탄을 처음 쏘아 올린 것. 경기 후 감정이 북받친 최민정은 많은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후 최민정은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도 김아랑(26·고양시청)-이유빈(20·연세대)-서휘민(19·고려대)과 팀을 이뤄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그리고 베이징 대회의 마지막 경기에서 금빛 사냥에 성공하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최후의 웃는 자는 한국의 에이스 최민정이었다.
동계 올림픽 통산 메달 5개를 획득한 최민정(금3·은2)은 쇼트트랙 전이경(금4·동1), 박승희(금2·동3),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금2·동3)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인 역대 최다 메달 공동 1위에 이름을 새겼다. 이번 올림픽을 발판 삼아 최민정은 전설의 반열에 올라섰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번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 2개(남자 1500m, 여자 1500m), 은메달 3개(여자 1000m, 여자 3000m 계주, 남자 5000m 계주)로 중국과 네덜란드를 따돌리고 가장 많은 메달을 수확했다. 최민정의 역주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쾌거다. 베이징 올림픽에 임하는 최민정의 멘탈은 남달랐다. 동료 심석희의 험담 논란, 월드컵에서의 부상, 500m에서 넘어지는 불운 등 여러 악재를 딛고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선 진정한 에이스다. 이번 베이징 대회를 기점으로 최민정은 다시 꽃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