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콜린 벨 감독과 대한민국 여자 축구 대표팀의 목표는 단연 '우승'이다. 천적 중국을 꺾기 위해 한국은 '긍정의 힘'으로 명장과 함께 역사에 도전한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오는 6일 오후 8시(한국시간) 인도 뭄바이 DY 파틸 스타디움에서 중국과 2022 AFC(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필리핀을 2-0으로 꺾고 올라왔고 중국은 일본과 승부차기 혈투 끝에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결승 상대 중국에게 매우 약하다. 여자 대표팀 통산 전적에서 39경기 4승 7무 28패로 완벽한 열세다. 지난 2015년 8월 열린 동아시안컵 대회에서 1-0으로 승리한 것이 가장 최근 승리다. 이후 한국은 중국에게 2무 5패로 고전하고 있다.
벨 감독은 "이제 무승의 고리를 끊을 때다. 중국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대회를 치르면서 결승까지 올라왔다. 우리는 준비됐다"라고 말했다.
벨 감독은 2019년 12월부터 팀을 맡아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을 한 단계 성장시켰다. 그는 팀이 발전한 요인을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꼽았다. 그는 "대표팀이 원칙을 갖고 팀으로서 움직인다.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먼저 대응하며 전술적으로 유연하게 움직이려고 한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수준도 높다"라면서 "선수들의 자신감을 높이고 이러한 DNA를 갖고 있어야 선수들이 스스로 모든 팀을 이길 수 있다는 기대를 한다. 이를 이뤄내려면 정말 잘 준비해야 한다. 우리가 선수들을 도우려는 점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우린 경기에 패하더라도 긍정적으로 되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2년간 보여준 태도는 뛰어났다"라며 "이제 우리는 마지막 단계를 앞두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난 선수들이 매우 자랑스러울 것"이라고 전했다.
벨 감독이 선수들에게 이러한 발언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2019년 12월, 벨 감독이 부임 직후 열린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동아시안컵 당시 한국은 대만에게 이기고 중국에게 비겼다. 마지막 상대는 중국과 대만을 모두 이긴 일본이었다. 한국이 일본을 이긴다면 일본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잘 싸우다 후반 43분 모미키 유카에게 페널티킥 결승골을 허용해 0-1로 패했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에 부임한 지 얼마 안 된 그는 경기 직후 라커룸에서 선수단에 자기 경험을 전달해주며 독려했다.
벨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유튜브 채널 프로그램 '인사이드캠'을 통해 "결과만 보면 매우 실망스럽고 여러분들도 그럴 것"이라면서 선수들이 소속팀에 복귀하기 전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것은 자신의 2013/14시즌 프랑크푸르트 시절 이야기다.
당시 벨 감독이 맡은 프랑크푸르트 여자팀은 독일 국가대표가 12명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의 우승도 하지 못했다. 벨 감독이 부임한 첫 시즌에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컵 우승에 이어 리그 우승도 노리고 있었다.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었고 마지막 2위 팀과의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리그를 우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프랑크푸르트는 1-1로 팽팽하던 후반 막판 잘 막아오던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수로 실점하며 패하고 우승도 놓치고 말았다. 선수들은 모두 울었고 벨 감독 역시 마찬가지였다. 벨 감독은 그 이후에 빠르게 마음을 추스르고 선수들에게 함께 했던 순간들을 기억하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그 날을 시작으로 벨 감독은 팀과 함께 UEFA(유럽축구연맹) 위민스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다음 시즌을 시작해 결국 2014/15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한번 쓰러졌을 지언정 다시 목표를 향해 긍정적인 마인드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한국 선수들에게 들려준 것이다.
벨 감독은 한국 선수들에게 "고개를 들으세요. 여러분들은 국가대표로서 충분히 국가를 잘 대표해줬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마무리했다.
그렇게 한국도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2년 간 한국은 중국에게 패해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올라가지 못했지만,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고 정기적인 훈련을 통해 성장했다. 그 결과는 현재 아시안컵 결승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로 나타났다. 이제 더 놀라운 한국 여자축구 역사에는 단 1승만 남겨두고 있다. 벨 감독과 한국 여자 축구가 8년 전 프랑크푸르트가 해냈던 것처럼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EPA/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