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현대건설 레프트 고예림에게 3라운드는 시련의 시간이었다. 수비에서는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으나, 공격 성공률이 25%에 머무는 등 공격에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도 “공격에서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라며 그의 부진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예림은 4라운드 막판부터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비록 하위권 팀들과의 경기였지만, 하위권 팀 4팀을 상대로 42% 이상의 공격 성공률, 평균 8득점을 성공하며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고예림을 향한 걱정을 아끼지 않았던 강성형 감독도 “오늘(11일 화성 IBK기업은행전) 예림이 정말 잘했는데 인터뷰 안해요?”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살아난 고예림은 14일 페퍼저축은행전(10득점)과 28일 흥국생명전(8득점) 맹활약으로 수훈 선수 인터뷰를 가졌다. 28일 만난 고예림은 “지난 경기부터 자신감을 찾았다. 자신감을 찾으니 컨디션이 올라왔다. 그동안 무릎 통증도 있었는데 며칠 전부터 좋아지면서 더 부지런하게 뛰어다닌 것 같다”라며 최근 좋아진 경기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부상과 부진, 프로 9시즌 차인 고예림에게도 시련의 나날이었다. 고예림 스스로도 “멘탈이 흔들렸다”라고 되돌아봤다. 고예림은 “재활에도 신경을 많이 썼지만, 몸 컨디션보다는 멘탈과 마인드가 흔들렸다고 생각한다”라고 돌아보면서 “그래도 (최근 경기 활약으로) 조금 끌어 올린 것 같다”라면서 미소 지었다.
주변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고예림은 “나보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더 많이 믿어주셨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제가 많이 흔들렸다고 느꼈는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계속 가라앉더라. 그럴 때마다 주변에서 저 답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고, 잘할 수 있다고 꾸준히 격려해줬다. 그 말 덕분에 믿음을 찾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격에선 아쉬웠어도 수비에선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 왔던 고예림이었다. 고예림은 “초반엔 공격에도 자신이 있었고 재미를 느꼈는데, 점점 하다 보니 리시브나 수비에서 뿌듯함을 많이 느끼게 되더라. 지금은 수비형 레프트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달라진 마음가짐도 자신감을 찾는 데 도움이 된 듯하다.
한편, 고예림은 이번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예비 FA’다. 고예림 스스로도 의식 안할 수 없을 터. 고예림은 “생각이 안 날 순 없다. 하지만 계속 그런 생각을 하면 부담도 되고 몸도 굳는 것 같아서 그냥 한 경기 한 경기 즐기고 뛰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제 실력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많이 안하려고 한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사진=인천, 박지영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