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화성, 윤승재 기자) 현재 IBK기업은행(28)의 주전 세터는 김하경(25)이다. 조송화의 이탈 논란으로 갑작스럽게 주전 세터 공백이 생긴 IBK는 백업 세터였던 김하경을 팀의 새로운 주전 세터로 낙점해 시즌을 치르고 있다.
주전보다 백업 경험이 더 많았던 김하경에게 완벽한 모습을 기대하기엔 어려웠다. 세밀한 토스 플레이는 물론, 적절한 공격 배분,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까지 경험 부족을 단기간에 극복하기엔 시간이 필요했다. 김희진, 김수지, 표승주라는 국가대표 공격진의 공격을 이끌어야 하는 점도 엄청난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터. 짧은 시간 동안 네 명의 사령탑(서남원-김사니-안태영-김호철)을 만나며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을 것도 분명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김하경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꾸준한 경기 출전으로 경험을 쌓아가고 있고, 특히 세계적인 명세터라 불렸던 김호철 감독의 지도를 받는 흔치 않은 경험도 하고 있다. 김하경의 배구 인생에 있어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 분명했다.
김호철 감독은 세터 김하경을 단련시키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뼈를 깎는 집중 지도는 물론, 훈련에서나 경기에서나 김하경에게 끊임없이 대화를 걸며 그를 독려하고 있다. 그 덕분일까. 김하경 역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트 당 10개 이상의 세트성공을 유지하고 있고,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세트실패 개수나 범실도 줄어들고 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김호철 감독은 “주전을 계속 했던 선수가 아니라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시합 도중 순간순간 집중력을 놓치고 자신감을 잃어버리는 순간이 많다”라면서 “오늘(11일 현대건설전)에서도 중간중간 집중력을 잃는 모습이 나오면서 서너점을 와르르 내줬다”라며 김하경이 더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줄 줄 아는 명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잠시 집중력을 잃은 김하경에게 쉬어가게 하려고 이진을 투입했다. 이진이 제 몫을 잘해줘서 계속 맡기려고 했는데, ‘주전 세터’가 벤치에 계속 앉아있으면 다음 경기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다시 김하경을 투입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진과의 경쟁 구도를 만들면서도 김하경이 IBK의 “주전 센터”라며 굳건한 믿음을 내보인 것.
김호철 감독은 김하경에 대해 “더 많이 봐줘야 할 선수”라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김)하경이가 자신감을 잃지 않게끔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경이와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경기가 끝나고 나면 잘했던 점 못했던 점 복기를 꾸준히 하면서 성장시키려고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 누구보다 김하경의 성장을 바라는 김호철 감독. 김 감독은 김하경에게 “(경기 중에) 어려울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으면 밖에 있는 나를 쳐다봐라. 도와줄 방법이 있으면 열심히 도와주겠다”라고 전했다고 한다. 그리고 김 감독은 "세터는 시간이 필요하다"라면서 김하경의 성장을 기다리겠다고 격려했다. 김하경에게도 큰 힘이 됐을 터. 갑작스럽게 떠안은 무거운 자리, 김하경은 명세터 감독의 명품 지도 및 격려와 함께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김하경이다.
사진=화성, 김한준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