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디펜딩 챔피언’으로 맞이했던 2021시즌, NC 다이노스는 초반부터 위기를 맞았다. 복귀가 예상됐던 구창모의 상태가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고, 외국인 파슨스도 통증으로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됐다. 설상가상으로 5월엔 송명기까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선발진에 공백이 생겼다. 이동욱 감독으로선 대체 선발을 계속 구해야 됐던 상황. 하지만 그 가운데서 5선발 역할을 묵묵히, 그리고 꾸준히 소화했던 ‘한 줄기 빛’이 있었으니 바로 신민혁이었다.
2019시즌 박진우, 2020시즌 송명기에 이어 2021시즌 NC의 ‘믿을맨’은 신민혁이었다. 시즌 초반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마운드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낸 신민혁은 믿음직스러운 호투로 5월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 무너진 선발진의 기둥으로 거듭났다. 5월 중순까지 신민혁은 선발로 출전한 5경기에서 4연승을 거두면서 평균자책점 1.57을 기록,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같은 기간 선발투수들 중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다.
이후 신민혁은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마운드를 지켰다. 들쑥날쑥한 경기도 있었지만, NC는 신민혁이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준 덕에 큰 고민 없이 초반 5강 싸움을 이어갈 수 있었고 신민혁 역시 경기 경험을 쌓아가며 성장할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됐다. 자신감이 붙은 신민혁은 마지막 6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32(31이닝 9자책)의 좋은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성장을 증명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모든 투구 지표가 데뷔 첫 해였던 2020시즌보다 좋아졌다. 평균 구속도 늘었고, 특히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평균 구속이 4km/h이상 늘었다. 무엇보다 주무기 체인지업의 해법을 찾으면서 구사율을 높인 것이 주효했고, 우타자 상대로 몸쪽 공을 찌를 수 있는 과감함과 제구력을 장착하면서 더 성장했다. 그 결과,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020시즌 0.330에서 0.278로 확 내려갔고, 우타자 피안타율도 0.264(2020시즌 0.304)로 떨어졌다.
신민혁은 자신의 변화에 투수 코치들과 이재학, 그리고 나성범의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우타자를 상대로 몸쪽 공을 연속으로 찔러 넣을 수 있었던 것은 손민한 투수코치와 김수경 투수코치의 조언에 영향을 받았고, 체인지업이 향상된 것은 이재학과 나성범의 영향이 컸다. 나성범과 캐치볼을 하던 도중 “이렇게 좋은 공(체인지업)을 왜 실전에서 안 던지냐”는 타박 아닌 타박을 받았고, 옆에 있던 이재학이 던지는 방법을 조언해준 덕에 확 달라질 수 있었다고.
특히 체인지업은 신민혁이 고등학교 때부터 던졌던 주무기였지만, 구속도 느렸고 프로에 와선 선배 타자들이 속지 않아 자신감이 크게 떨어져 있던 상태였다. 하지만 나성범의 응원과 이재학의 조언을 받은 신민혁은 투구 방법을 바꿔 던지기 시작했고, 그 결과 구속이 크게 늘면서 경기에서도 통하기 시작했다. 이전엔 “틀어 던졌다”면, 지금은 “때리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환골탈태했다고. 자신감이 생기니 구사율도 높아졌고, 주무기 체인지업의 높은 활용도는 신민혁이 2021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게 된 원동력이 됐다.
풀타임 선발에 체인지업 자신감까지. 신민혁에게 2021시즌은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0시즌엔 뭘 해도 안됐다”며 비시즌 동안 열심히 살을 빼고 근육량을 올린 덕에 2021시즌 구속이 늘고 끝까지 버틸 수 있었다는 신민혁은 2022시즌을 앞둔 올해 비시즌도 똑같이 땀을 흘려보겠다고 다짐했다. 마무리캠프 막바지 만난 신민혁은 식단 조절과 빡빡한 운동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서울로 가는 게 두렵다”며 엄살을 떨기도 했다.
하지만 새 시즌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신민혁은 비시즌을 허투루 보낼 수 없다. 지난 시즌 정규 이닝을 한 차례 소화해보니 새 시즌에도 선발로서 정규 이닝을 채우고 마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지난 시즌 9승을 달성했으니 10승을 향한 염원과 자신감이 생겼다. 신민혁은 “지난 시즌엔 안타를 맞으면 급격하게 쫓기면서 던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올핸 마인드 컨트롤로 약점을 지워내고 싶다”라는 과제와 함께 팀 우승 및 10승도 노려보겠다며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 2022년 새해, 그의 성장이 더 기대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사진=창원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DB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