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강릉, 김정현 기자) "결과가 나오면 그 말은 잠잠해질거라 믿고 경기에만 집중했다"
한국영은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 대전하나시티즌의 하나원큐 K리그 승강PO 2021 2차전에 선발 출장했다. 그는 전반 30분 박스 안으로 침투해 수비 세 명 사이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강원에 리드를 안기는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스코어는 3-1이 됐고 강원은 후반 추가시간 48분 황문기의 쐐기골을 앞세워 4-1로 이겼다. 합계 스코어 4-2로 강원은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한국영에게 2021시즌은 난관의 연속이었다. 2021시즌을 앞두고 이영표 대표이사의 적극적인 구애로 그는 2024년까지 강원과 재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강원은 교통사고와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거기에 한국영 역시 지난 시즌 당한 뇌진탕 후유증이 이어지면서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한국영은 "올 시즌은 힘든 시즌이었다. 작년에 뇌진탕 이후 전지훈련부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거기에 그는 "발목이 많이 안 좋다"고 또 다른 부상 상황을 알렸다. 그는 "여름부터 인대가 파열된 상태에서 경기에 임했다. 병원에서 주사를 맞으면 안 된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번 시즌까지 잘 버티기만 하자고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후반 막판 태클을 당해 발목을 부여잡았고 결국 들것에 실려 나갔다. 이미 다쳤던 부위를 또 다친 셈이다.
한국영은 K리그1 잔류에 매우 간절했다. 그는 "1년 동안 너무 힘들었다. 뭔가 힘든 걸 이겨내려고 노력한 데 대한 보상이라 감사하다. 저희가 이렇게까지 떨어진 건 선수들과 제 잘못이다. 다음 시즌엔 이런 상황을 절대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전도 K리그1 무대가 간절한 건 마찬가지였다. 2015시즌 강등된 이후 7년 만에 K리그1 무대를 밟을 기회였다. 대전의 일본인 선수 마사는 승격에 '인생'을 걸겠다며 대전 팬들에게 간절함을 드러냈고 팬들은 물론 대전 선수단 모두 하나가 돼 이 자리까지 왔다.
이에 대해 한국영은 초연한 자세를 보였다. 그 역시 축구에 인생을 걸었던 순간이 있었다.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벨기에전 때 그랬다. 당시 한국은 러시아에 비기고 알제리에 2-4로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이 유력했다. 강호 벨기에를 상대해야 하는 한국영은 당시에 "벨기에전이 내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뛰겠다. 큰 부상을 당해도 좋다. 경기가 끝나면 그라운드에 기어 나와도 좋다"며 의지를 보인 적이 있다.
당시를 회상한 한국영은 "대전이 인생을 걸고 승격하겠다고 말했는데 저도 2014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전 당시 '제 축구 인생을 걸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축구를 하면서 인생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전의)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경기장 안에서 결과를 내고 싶었다. 결과가 나오면 그 말은 잠잠해질 거로 생각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경기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한국영은 마지막으로 "작년 뇌진탕 이후 전지훈련부터 힘들었다. 그 증세가 호전되지 않을 때 축구를 이번 시즌까지만 하고 은퇴를 고민했었다. 호전됐고 시즌 막바지엔 완치가 됐다. 시즌이 좀 더 길었다면 진짜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있었다. 다음 시즌엔 진짜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저는 저대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라고 다음 시즌 K리그1에서의 각오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