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황희찬 선수의 좋은 인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데..."
최근 RB라이프치히 유소년팀에 입단한 정효원(17)의 부친이 3일 대한민국 대표 공격수 황희찬(26, 울버햄튼 원더러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정효원은 지난 6월, 독일 지역 학교에서 테스트를 거쳐 라이프치히 U17팀에 입단했다. 그는 왼쪽 윙어로 활약하며 뛰어난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테스트를 통과했다.
부친은 엑스포츠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황희찬 선수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었다"면서 메일을 보낸 이유를 설명했다. 부친은 엑스포츠뉴스에 보낸 한 통의 메일에서 황희찬과 정효빈, 두 사람의 첫 만남을 비롯해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감사한 마음과 함께.
먼저 부친은 "정효원 선수가 라이프치히 U17팀에 테스트를 하러 갔을 때 황희찬 선수를 처음 만났다. 테스트를 보고 나오는 정 선수에게 황희찬이 '꼭 팀에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응원해줬고 정 선수는 테스트에 합격해 라이프치히에 입단하게 됐다"라고 첫 만남을 전했다.
황희찬은 정효원과 '불과' 2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살뜰히 챙겼다. 정효원이 홀로 독일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에서 학원 축구가 아닌 지역 축구 클럽에서 취미로 축구를 배웠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시기에 그는 뛰어난 운동신경을 보이며 여러 중학교 축구부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스스로 독일 무대 도전을 선택해 13세의 나이에 독일로 홀로 건너갔다.
현지 학교에서 축구선수 생활을 시작한 정효원은 득점왕을 놓치지 않았고 라이프치히 U17팀 테스트 기회를 얻어 입단에 성공했다. 부친은 "입단 후 황희찬 선수는 본인의 일정이 매우 바쁘고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정효원 선수를 챙겼다. 현지 한인 식당에서 두 선수가 함께 식사하고 사장님들을 소개해 정 선수가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한인 마트에 가서 생필품과 간식거리도 챙겨줬다"고 말했다.
황희찬과 정효원의 독일 생활은 얼마 안 가 끝이 났다. 황희찬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울버햄튼으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황희찬은 정효원을 불러내 '형 훈련하는 거 도와줄래?'라고 제안했고 두 선수는 함께 훈련하며 추억을 쌓았다. 유소년 선수가 쓸 수 없는 1군팀 사우나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날이 두 선수가 마지막으로 시간을 보낸 날이었다. 황희찬은 독일로 넘어온 어머니와 함께 잉글랜드로 떠났다.
다음날 정효원은 황희찬의 울버햄튼 이적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는 황희찬에게 문자로 "형, 가서 아다마 (트라오레) 제치고 주전 자리 차지해달라. 열심히 해서 형 뒤를 따라가겠다"라고 보냈고 황희찬도 "형 여기서 열심히 할게. 너도 열심히 해"라고 답장했다.
부친은 "황희찬이 이적 전날 한국 후배에게 추억을 남겨주려고 했던 것 같아 감사하다"고 다시 한번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정효원도 같이 훈련하면서 좋은 추억이 됐다고 했다. 함께 훈련하면서 스펀지처럼 (훈련 내용을) 흡수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아들의 이야기 역시 전했다.
부친은 전화통화에서 "황희찬 선수가 울버햄튼에서 활약하면서도 효원이한테 계속 연락을 해주고 있어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남자답고 대인배의 모습을 보여줬다.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는 황희찬의 좋은 인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라이프치히에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이적 과정을 거치는 중에도 어린 후배 선수에게 도움을 주며 실력만큼 뛰어난 인성을 보였다. 라이프치히 시절과 다르게 그는 울버햄튼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주축 공격수로 거듭나고 있다.
정효원은 시즌 초반 비자 문제로 인해 U17 분데스리가 북부/북동부 지역리그에 출전할 수 없었다. 최근 문제가 해결되면서 그는 리그 8라운드 FC 빅토리아 1889 베를린 U17팀과의 경기에 선발 데뷔전을 가지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사진=AFP/연합뉴스, 사커시티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