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두산 베어스 김민규가 스스로 무대 체질이란 걸 다시 한번 입증했다.
김민규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 2021 신한은행 SOL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 수 77구로 4⅔이닝을 책임지는 5피안타 1탈삼진 1볼넷 3실점 역투를 펼쳤다. 그에 이어 구원 등판한 이현승이 승계주자를 막아 주지 못하며 실점이 늘었지만 박수받기에 충분한 투구라는 평가다. 두산은 그의 호투로 인해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이날 16-8 승리로 준플레이오프행을 확정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태형 감독은 김민규에 대해 "올 시즌에는 기대한 것보다는 부진하기도 했지만, 부상도 있었고 투구 밸런스를 잡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최근 경기에는 잘 던져 줬으니까 오늘도 자신감을 갖고 잘해 주면 좋겠다. 지난해에도 정말 중요한 경기에서 잘 던져 준 적이 있다. 믿어야죠"라고 말했다.
김민규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 5경기(선발 1경기) 나서 1승 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0.75(12이닝 1실점) WHIP 1.00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선발로 나선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26(23이닝 16자책) WHIP 1.83으로 저조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워커 로켓이 수술을 받으러 미국에 가 있고, 아리엘 미란다마저 정규시즌 막판 팔에 쌓인 피로로 인해 뛸 수 없었다. 게다가 4위를 확정해야 했던 정규시즌 최종전에는 국내 선발 에이스 최원준을 기용해야 했기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대체 선발 위주로 마운드를 꾸려야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한 기억을 바탕으로 김민규가 잘 던져 주리라 믿었다.
김민규는 응답했다. 이날 1, 2회 초에는 수비 실책 등으로 누상에 주자를 내 보냈지만 무실점 투구를 기록했다. 3회 초 첫 삼자범퇴를 달성한 그는 4회 초 처음으로 실점했는데, 이때는 2사 3루에서 송성문의 좌익수와 3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적시타로 인해 한 점을 내 줬다.
김민규는 이날 5회를 채운 건 아니었다. 선두 타자 전병우에게 2루타를 맞은 김민규는 다음 타자 박동원과 변상권을 연달아 뜬공 처리하며 아웃 카운트를 빠르게 늘렸다. 하지만 다음 타자 이용규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한 뒤 이현승과 바뀌었다. 1루 관중석에 있던 두산 팬들은 역투를 펼친 김민규에게 육성 응원 대신 기립박수를 보냈다.
사진=잠실, 김한준·고아라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