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박)정수가 해 주면 좋죠."
박치국과 이승진이 없는 두산 베어스 필승조에는 홍건희와 김강률만 남아 있었다. 마무리 투수인 김강률이 나설 상황은 매일 나오지 않는 가운데 홍건희의 등판이 잦았다. 김태형 감독은 윤명준과 김명신, 이현승이 힘을 보탤 거라며 믿지만, 좀 더 채워야 할 요소는 있다고 본다. 상대 타자의 유형을 따져 볼 때 우타자 상대로 강점을 보이는 투수가 나타난다면 윤명준, 김명신과 시너지를 낼 거라는 판단이다.
윤명준은 올 시즌 좌우타자를 상대로 낸 투구 결과의 차이가 컸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피안타율 0.250(56타수 14피안타) 피OPS 0.568로 강세를 보였지만 우타자에게는 피안타율 0.337(89타수 30안타) 피OPS 0.899를 남겼다. 올 시즌 피홈런 3개는 모두 우타자에게 맞았다. 김명신은 좌타자를 상대했을 때 피안타율(0.316)과 피OPS(0.881)가 더 높지만 우타자를 상대로도 높은 피안타율(0.301)과 피OPS(0.796)를 남겼다.
앞서 김 감독은 "명준이와 명신이가 우타자를 상대로 140km/h대의 직구와 슬라이더로는 상대를 잡아내기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당일 투구 컨디션이 최상이 아닌 이상은 불펜에 추가로 던져 줄 선수가 있으면 좋다"고 봤다.
김 감독은 박정수가 윤명준, 김명신과 시너지를 내 주기를 바란다. 그는 "정수가 중간 투수로 역할을 해 줘야 하는데, 좌타자를 상대로도 나쁘지 않지만 우타자 상대로 강점이 있다"며 "(윤명준, 김명신과 다른) 사이드암 유형의 정수가 그 역할도 해 준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에는 좌우타자를 상대로 낸 결과의 차이가 큰 편은 아니다.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309(55타수 17안타) 피OPS 0.888을 남겼는데, 우타자에게도 피안타율 0.293(58타수 17안타) 피OPS 0.821로 비슷한 결과를 냈다. 그런데 표본 크기를 키운 통산 성적으로 보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293)과 피OPS(0.878)보다 우타자를 상대했을 때의 피안타율(0.274)과 피OPS(0.803)가 좋았다.
남은 건 박정수의 몫이다. 자리는 나 있어도 보장돼 있는 건 아직 없다. 지난 2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후반기 첫 등판을 한 그는 우타자를 상대로 몸에 맞는 공 2개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섞어 김찬형, 오태곤을 각 뜬공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투구를 완성했다. 선발로 던졌을 때와 달리 올 시즌 구원 등판한 4경기 가운데서는 1경기에서만 실점하며 평균자책점 2.45(3⅔이닝 1자책) WHIP 1.36로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다.
박정수는 지난 5월 28일 FA로 이적한 이용찬의 보상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은 즉시전력감인 박정수가 선발 투수나 롱릴리프로 활약해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선발로 나선 5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7.30(24⅔이닝 20자책)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74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금 두산 불펜에는 선발과 구원을 오간 이영하, 김민규뿐 아니라 권휘, 최승용과 같은 영건들도 가세해 있다. 앞서 김 감독은 "지금 상황에서는 기용했을 때 자리잡는 선수가 계속 나가는 거다"라고 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