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마산, 윤승재 기자) "아무리 못 쳐도 (정)해영이 공은 치고 싶어요(웃음)."
지난겨울 ‘디펜딩 챔피언’ NC 다이노스엔 크게 두 가지 우선 과제가 있었다. 해외 진출을 선언한 나성범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과 선수층을 더 탄탄하게 하기 위한 백업 자원 발굴이 최우선 과제들이었다. 그때 이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키는 선수가 이동욱 감독의 레이더망에 포착됐으니, 바로 2020시즌 신인 외야수 박시원(20)이었다.
박시원은 2020시즌 2차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은 지난해 신인으로, 지난 2019년 제29회 WBSC U-18 야구선수권대회 대표팀 주장을 맡은 선수이기도 하다. 정교한 타격과 강한 어깨, 빠른 발까지 자랑한 박시원은 공수주 3박자 재능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으며 새 시즌 이동욱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호준 타격코치 역시 박시원의 타격 재능을 눈여겨보며 나성범의 대체자원 후보 중 한 명으로 손꼽을 정도.
하지만 나성범이 잔류를 선택하면서 박시원의 1군 도전은 조금 미뤄졌다. 지난해 우승 외야멤버가 워낙 탄탄했고,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이 남아있어 박시원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 설상가상 박시원은 새 시즌 퓨처스 경기에서 타격 부진에 빠지면서 1군 무대 기회가 다소 멀어졌다.
그러나 후반기 박시원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주전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빈자리가 생긴 것. 박시원도 곧바로 1군에 올랐다. 비록 한 타석만을 소화하고 나흘 만에 다시 내려왔지만, ‘잘 준비하면 기회는 언제든지 올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장착하고 2군서 다시 담금질에 들어갔다.
박시원에게 당시 1군 나들이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1군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지켜보고 연구할 기회를 얻었다. 박시원은 “경기엔 못 나가도 선배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저 선수들은 왜 잘할까’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다. 양의지 형, 나성범 형, 이대호 선배 플레이를 보면서 닮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후반기 기회를 잡은 어린 선후배 선수들의 활약을 보며 자극을 받고 자신감도 얻었다고. 최근 NC는 내야수 최정원(21)과 김주원(19), 최보성(22), 외야수 김기환(25)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승승장구 중이다. 이를 지켜본 박시원은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나만 잘 준비한다면 충분히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훈련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롤모델’ 나성범의 조언도 박시원의 1군 도전 의욕을 더 자극시켰다. 박시원은 “(나)성범이 형이 나 같은 어린 선수들과도 스스럼없이 다가와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 ‘어릴 때 기회가 오면 빨리 잡아야 한다’면서 ‘빨리 (1군에) 와서 같이 하자’라고 하셨는데 그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빨리 올라가서 1군 형들과 같이 뛰면서 많이 배우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절친’ 정해영(KIA)의 존재도 박시원에겐 또 하나의 자극제다. 정해영과는 중고교 동창으로, 십년지기 절친사이다. 박시원은 “(정)해영이는 한 팀의 마무리 아닌가, 이전과 볼이 달라졌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쳐보고 싶다”라면서 “해영이에게 ‘아무리 못 쳐도 너 건 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농담도 하는데, 그만큼 친하고 좋은 말도 해주고 멘탈도 잡아주는 좋은 친구다. 꼭 한 번 1군에서 만나 상대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박시원이 1군에 올라가야 할 이유는 다양하다. 박시원은 “올 시즌도 절반이 끝났지만, 후반기 잘 준비해서 기회를 잡고 싶다”라면서 “아직 어리니까 기회가 온다면 차근차근 잘 잡아서 (나)성범이 형 같은 ‘NC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고 싶다”라며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사진=NC다이노스, 마산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