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디펜딩챔피언 그리고 창단 10주년, NC 다이노스에게 2021년은 희망이 가득 찬 해여야 했다. 하지만 불과 그 꿈은 3개월 만에 산산조각이 났다. 주전 베테랑 선수들의 술자리 파동과 방역지침 위반으로 팀은 초토화됐고, 이들이 이탈하면서 감독의 후반기 계획은 모두 어그러졌다. 결국 NC는 소수의 주전 선수들만 남긴 채 밑바닥부터 다시 전열을 정비해야 했다.
현재 NC의 선발 라인업을 보면 이름이 생소한 선수들이 많다. 박준영을 비롯해 최정원, 김기환, 윤형준 등 모두 1군 통산 100경기도 채 치르지 못했던 선수들이 선발 라인업(9명)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이탈한 주전 4명의 총 출전 경기가 4285경기임을 감안한다면 NC는 완전히 밑바닥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 새 선수들이 NC에 새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2루수 최정원은 후반기 0.563의 고타율로 테이블세터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고, 새 리드오프 역할을 맡은 좌익수 김기환도 타율 0.316에 3도루를 기록하며 타선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노진혁의 부상으로 주전 유격수로 나선 김주원 역시 지난 14일 도루를 4개나 기록하며 빠른 발을 자랑했다.
베테랑 선수들의 대거 이탈로 금방 무너져 내릴 것 같았던 NC였지만, 이들의 등장으로 쉽게 지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한화와 두 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이들이 불펜 1위 강재민과 에이스 마무리 정우람을 잘 흔들고 중심타선과의 연계가 잘 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장면이었다. 또 기존 나성범-양의지-알테어-강진성으로 이어지는 묵직한 중심타선에 이들의 빠른 발이 장착되면서 NC의 공격 옵션은 다양해졌다. 어린 선수들이
이런 모습들을 계속 보여준다면 NC는 후반기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도 있다.
힘겨운 상황 속 후반기에 나선 이동욱 감독은 ‘10년 전 초심’을 강조했다. 10년 전인 2011년은 NC 다이노스가 창단한 해로, 강진에서 프로 진입을 위한 고강도 훈련에 나서고 있던 때였다. 그 당시 흙바닥에서 돌멩이를 골라내며 훈련에 임했던 것처럼, 10년 후 NC는 초토화 된 밑바닥에서 원석을 골라내며 후반기에 임하고 있다. 초심으로 돌아간 NC가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NC다이노스(김기환-최정원-김주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