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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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이 환영인파로, 김치찌개 회식은 6억원으로

기사입력 2021.08.10 05:50 / 기사수정 2021.08.10 17:38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윤승재 기자)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도쿄 올림픽을 마치고 입국장에 들어선 김연경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취재진과 대표팀의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에게 둘러싸인 모습은 지난 16년 동안 국가대표를 하면서 많이 볼 수 없었던 광경이었기 때문. 세계적인 스타 김연경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며 머쓱해 할 정도였다. 

16년 전, 아니 불과 10년 전만 해도 여자배구는 비인기 종목에 가까웠다.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인 터키 리그에서 활약하며 유럽 무대를 누비던 김연경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10년 전 SNS에서 토로한대로, 국내 스포츠팬들 사이에서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축구에 국한된 대회였을 뿐, 배구에도 그런 대회가 있는지, 또 김연경이 그 무대를 누비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후도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4강 진출에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20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음에도 여자배구를 향한 관심과 처우는 좋지 않았다. 특히 금메달 회식을 김치찌개집에서 했다는 일화는 아직도 유명하다. 이후 김연경이 자비를 들여 후배들을 데리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따로 뒤풀이를 했다는 비화도 이미 유명하다.


하지만 그가 SNS로 아쉬움을 토로한지 10년이 지난 지금, 김치찌개 회식 논란 이후 7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은 확 바뀌었다. 이번 대회서 여자배구를 향한 스포츠팬들의 관심은 열광적이었다. 대표팀이 보여준 반전과 투혼의 승전보는 스포츠팬들을 열광케 하고 감동하게 만들었다. 이런 팬들의 관심은 9일 여자배구 대표팀 귀국 현장의 환영 인파로 증명할 수 있었다. 

포상금도 두둑하게 받았다. 앞서 한국배구연맹(KOVO)은 최종 4위의 성적을 거두면 1억원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대표팀의 선전에 1억원을 추가하기로 결정했고, 여기에 대한배구협회의 포상금 2억원과 후원 협약을 맺은 신한금융그룹이 2억원의 포상금을 전달하기로 하면서 대표팀이 받은 포상금은 1억에서 6억까지 늘어났다. 7년 전 김치찌개 회식 논란과 비교하면 환골탈태 수준의 대우다.

김연경 역시 이런 대우에 감개무량할 뿐. 김연경은 “이번 올림픽에서 배구를 많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4강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10년 전 SNS 상황과 달라진 모습에 대해선 “(이런 인기가)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공항에 와보니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고 지지해주셔서 또 한 번 느꼈다”라면서 환하게 웃었다. 


이렇게 16년 동안 희생만 하면서 여자배구의 부흥을 위해 가시밭길을 자처했던 그. 하지만 그는 지금 이 순간을 만들어준 원동력을 자신이 아닌 주변 사람과 팬들에게서 찾았다. 

김연경은 “(국가대표 16년 동안) 지금껏 고생하고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오는 게 힘들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지금 여자배구가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있는데, 앞으로도 인기와 관심도가 이어지길 바란다”라면서 끝까지 여자배구를 걱정하고 관심을 부탁하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김연경 SNS 캡쳐 / 영상=인천공항, 고아라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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