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콩거 코치와 열심히 향상시키고 있다."
지난 2019년 KBO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볼넷과 폭투가 가장 많은 팀은 롯데 자이언츠였다. 롯데가 남긴 폭투 103개는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사실상 무주공산이던 안방에는 경험을 쌓아야 할 어린 포수 유망주들이 투입됐다. 지난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지명받은 나균안을 비롯해 안중열, 김준태 등 잠재력 있는 포수들이 과도한 부담을 짊어지다가 탈이 났다. 응원보다 상처받는 날이 많았다.
그런데 롯데는 불안을 금세 떨쳐낸 것 같았다. 볼넷과 폭투 모두 크게 줄었다. 볼넷은 99개나 줄인 447개로 10개 구단 중 최저 1위였다. 최현 배터리코치와 함께하기 시작한 롯데 포수들도 폭투 수를 리그 최저 5위 수치인 62개로 줄이는 데 기여했다. 배터리가 머리를 맞대야 하는 문제이지만 포수들의 빠른 성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올해 사정은 또 다르다. 특히 폭투는 2019년과 비교해야 한다. 롯데는 전반기 77경기 동안 폭투 54개를 남겼다. 숫자상으로는 2019년과도 비슷한 흐름 같다.
지난해 주전 포수로 도약해 블로킹 면에서도 호평을 받은 김준태는 무릎 부상으로 전반기 도중 이탈했다. 올해 출전 비중이 늘어난 지시완과 1, 2군을 오갔던 정보근, 강태율이 나눠 뛰었는데, 공격력에 장점이 있는 지시완은 지난해보다 수비력이 발전했다는 평가이지만 25개의 폭투를 통해 보완 요소를 확인했다. 롯데에는 떨어지는 공을 무기로 쓰는 투수가 상대적으로 많다. 풀타임 시즌은 처음이기에 긴 호흡을 갖고 맞춰나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번 2020 도쿄올림픽 휴식기는 롯데에도 매우 중요하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휴식기를 통해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조금은 부족했다고 느낀 기본기 훈련부터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또 KBO리그 10개 구단이 모두 추운 날씨 속에서 훈련을 진행해 전반기 기량에도 영향을 주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수비력에서도 기량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이유다.
래리 서튼 감독은 포수진의 수비력과 관련해 "작년, 재작년과 비교하면 많이 향상됐다. 부임 이후에도 그 전과 비교하면 향상됐다고 본다. 하지만 향상됐다고 해서 더 향상될 게 없다는 건 아니다. 더 향상돼야 한다. 콩거 코치가 포수들을 열심히 향상시키고 있다. 잘하는 건 계속 잘해야 한다. 보완할 건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는 또 김준태의 트레이드로 포지션 중복을 해소했다. 지시완과 손성빈은 1, 2군에서 출전 비중을 늘리고 정보근, 강태율, 군 복무를 마친 안중열과 출전 시간을 나눈다. 서튼 감독과 성민규 단장은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한다'는 주의다. 일례로 서튼 감독은 올 시즌 초반 나승엽에게 사흘 동안만 1군을 만끽할 시간을 주겠다고 했는데, 이 역시도 다시 2군에 보내 경기를 뛰게 한다는 방침이 있기 때문이었다. 단 기회를 잡으면 높은 곳에 머문다.
앞서 최 코치는 "포수들한테 자주 이야기하는 건 '한 달전보다, 6개월 전보다 얼마나 발전했는지 돌아 보라'고 한다. 앞으로의 큰 그림을 그리라고 한다. 얼마나 잘해 왔고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조언한다"며 "1, 2군 포수 자리에 누가 앉든 위치를 고민하지 말고 언제든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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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