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선수로는 실패했지만, 코치로 유로 우승에 성공한 이탈리아의 레전드가 후배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이탈리아는 12일(한국시각)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UEFA 유로 2020, 잉글랜드와의 결승전에서 극적인 승부차기 역전 쇼를 펼치며 유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2006 독일 월드컵 우승 이후 15년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이자 유로 세 번째 대회인 유로 1968 우승 이후 무려 53년 만에 우승이다. 유로의 경우, 무려 반세기 만에 차지한 값진 우승이다.
이탈리아 선수들 대부분이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이다. 최고령 선수인 조르지우 키엘리니(36)도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19세로 월드컵 명단에 들지 못했다. 유로 우승의 경우에는 키엘리니가 태어나기 16년 전의 일이다.
이탈리아의 코치진 중에서 유일한 메이저 대회 우승자는 다니엘레 데 로시 현 테크니컬 코치뿐이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비롯해 모든 코치진이 선수 시절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가 없다. 데 로시만 2006 독일 월드컵 우승 멤버다.
하지만 데 로시도 선수 시절 유로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그는 지난 유로 2012 당시 이탈리아 대표팀의 주장을 맡아 '포어 리베로'라는 새로운 수비 역할을 수행하며 이탈리아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당대 최강팀으로 불리는 스페인에 0-4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데 로시는 이번 대회 코치로 참가해 후배들과 함께 첫 유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데 로시 역시 우승의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라운드에서의 우승 세레머니 후 이탈리아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광란의 파티를 즐겼다.
마르코 베라티는 자신의 SNS를 통해 광란의 파티 현장을 공개했다. 선수들은 맥주를 뿌리고 노래를 부르며 우승의 기쁨은 만끽했다. 그리고 선수들은 대선배인 데 로시가 라커룸에 들어오자 테이블을 치우고 그 위에 맥주를 뿌렸다.
데 로시는 셔츠 차림으로 그 위에 그대로 슬라이딩을 했다. 테이블 끝으로 떨어지며 한 바퀴를 돌아 화려한 낙법을 선보인 그는 그 후 두 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한편 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 대표팀은 곧바로 다음날 오전에 호텔을 떠나 본국 이탈리아로 돌아갔다.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 SNS는 "축구가 로마로 돌아왔다(It came Rome)'며 잉글랜드 언론이 외치던 '축구가 집으로 돌아온다(It`s coming Home)'를 보기 좋게 응수했다.
사진=마르코 베라티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