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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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보낸 박시영, '1위' 핵심 투수로 우뚝

기사입력 2021.07.06 05:00 / 기사수정 2021.07.06 04:59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현세 기자) "지금 (박)시영이는 그냥 좋은 게 아니라 우리 투수들 중에 제일 좋은 것 같은데…."

정규시즌 1위를 달리는 KT 위즈는 마운드의 견고함이 원동력이라고도 평가받는다. 선발 5명이 별 문제 없이 굴러가는 팀은 KT가 유일할 정도다. 또 선발로부터 넘겨받은 리드 상황을 불펜이 지켜 만든 승리가 적잖다. KT 불펜은 구원 평균자책점 4.02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39로 LG에 이어 리그 2위인데,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 3.67)으로 보면 유일한 3점대로 리그 1위다. KT 계투진의 승리기여확률합산(WPA, 스탯티즈 기준)은 0.94로 리그 최상위권이다. 오죽하면 '수원에 9회 말은 없습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최근에는 그 중심에 박시영이 서 있다. 박시영은 올 시즌 14경기에 구원 등판해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1.15 WHIP 0.70으로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쳤는데, 5월 26일 SSG전부터는 8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프로 입단 후 줄곧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박시영은 지난해 12월 신본기와 함께 KT로 트레이드됐다. KT는 투수 최건과 2022년 신인 2차 3라운드 지명권을 양도했다. 당시 박시영을 "1군 즉시 전력감"으로 본 KT는 "빠른 공과 주무기인 포크볼의 구종 가치가 뛰어나다"고 봤다.

그런데 변화가 생겼다. 대표적으로는 슬라이더 구사율이 늘어난 것인데, 4일 수원 키움전에서는 오로지 슬라이더만 던져 4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 감독은 "내가 주문한 건 아니다. 사실 직구를 하나 정도는 보여 줘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며 웃더니 "두세 이닝씩 맡기는 게 아니라 한 이닝이다. 가장 좋은 공을 던지고 오는 거다. 또 그 팀을 계속 만나는 것도 아니다. 다시 만나면 그때 다른 패턴을 보여 주면 된다. 효율적인 투구였다"고 돌아봤다.

박시영은 롯데 시절만 해도 제구력 난조를 자주 고민했다. 직구와 포크볼의 위력만큼은 인정받았기에 2개 구종 위주의 투구를 펼치는 경우가 잦았는데, 간파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 감독은 "시영이도 제구가 안 돼 힘들어하지 않았나. 롯데 시절의 시영이를 볼 때면 좋은 직구와 포크볼이 있는데 결과를 보면 늘 맞는 거다. 그런데 우리 팀으로 온 뒤에 봐 보니 패턴을 알겠더라. 시영이와 대화를 해 보니 어떤 생각을 갖고 던졌는지 알게 됐다. 전에는 직구 제구가 되는 날이면 볼 카운트를 잡는 공으로 직구를 던지고 그 후에도 직구를 던졌다. 150km/h이 나와도 치는 선수는 친다. 그러면서 힘들어했을 거다. 결국 패턴의 문제다"라고 짚었다.

또 "지금의 시영이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전에는 좋은 공을 갖고도 불리하게 싸웠는데, 이제는 되는 공을 스스로 찾아 던진다. 그럴 떄면 내가 직구를 던지라고 해도 안 던질 거다. (웃음) 패턴과 체계의 변화이지 않았을까. 설령 실투가 나오더라도 무서워서 못 던지는 건 없다.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영이는 지금 그냥 좋은 게 아니라 우리 투수들 중에 제일 좋은 것 같다"며 "이러다 전략이 노출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며 웃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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