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두산 베어스 이영하가 28일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 퓨처스와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김태형 감독은 이날 투구 내용을 살핀 뒤 이영하의 기용 방침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로 두산의 토종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고도 이듬해 보직까지 옮기며 분위기를 잇지 못하던 이영하는 올 시즌에도 재기하지 못했다. 김 감독의 기대에 따라 다시 선발 투수로 돌아온 이영하는 시즌 4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11.40을 남기고 지난달 26일 퓨처스로 가 재정비 시간을 갖고 있다.
김 감독은 늘 이영하를 촉망받는 기대주라고 평가했다. 지난 2019년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차출돼 5경기 8⅓이닝 동안 팀 내 최다 투구 수 136개 던지면서 단 1실점(평균자책점 1.08)하며 차세대 우완 에이스로서 성장 가능성을 비쳤다. 김 감독도 "영하 같은 유형은 많지 않다"며 "영하가 선발 투수로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투수가 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했었다.
작년 시즌 마무리 투수로 전환 이전부터 "고비를 한 번만 넘으면 자기 페이스를 되찾을 것"이라고 평가받았지만, 호투하고도 완벽하게 매듭짓지 못하거나 야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때부터 꼬인 실타래는 올해까지도 이영하를 괴롭혔다.
김 감독은 이영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그는 지난달 이영하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할 당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 보인다"며 "충분한 시간을 주겠다"고 이야기했다. "당장 퓨처스 팀에 가서 경기를 뛰며 조율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다시 다잡을 수 있게 조치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영하는 퓨처스 팀에 간 지 한 달 가까이 됐는데도 경기에 나서는 것 대신 육체와 정신적 회복을 신경썼다.
이제는 결과를 보여야 할 때다. 김 감독은 한 달 가량의 기다림 끝에 이영하의 실전 투구를 보려 한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활용 방침이나 보직 등을 정하겠다고도 시사했다. 그는 다가올 한 달 만의 실전과 관련해서는 "그때 던지는 걸 보고 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보겠다"며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 보이면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영하가 아직도 투구를 하며 긴가민가한 모습을 보인다면 쓸 수 없다. 팀 스포츠이지 않나. 여전히 이전과 같은 모습이 나온다면 팀에도 미치는 영향이 있다"며 "마운드에서 영하의 파이팅 있는 모습이 나와 주면 쓸 수 있다. 자신감만 있다면 그 모습이 나올 거다. 28일에 던지는 걸 보고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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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