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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하나 잃고 열 얻는' 미래를 봤다

기사입력 2021.04.11 11:11 / 기사수정 2021.04.11 11:33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 대형 신인 투수 김진욱(19)은 9일 사직 키움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1, 2회 초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그는 계속해서 스트라이크 존 경계를 공략해 나갔다. 존 자체가 좁아서 조금 흔들렸다. 그는 연속 볼넷을 내 줘야 했는데, 2사 만루에서는 이용훈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서 분위기를 끊고 가려 했다.

김진욱은 10일 "코치님께서 '고등학교 때 우승하지 않았느냐. 그때를 떠올려 보라'며 '지금 이 분위기와 같지 않겠느냐. 그때 기분 느끼며 던져 보라'고 하셨다"고 이야기했다. 롯데는 작년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 팀 강릉고 에이스를 사직 마운드에 불러 오려 했다.

결과적으로는 다음 타자 이정후로부터 3타점 적시 2루타를 맞고 선제 실점했다. 그런데도 4회 초 삼자범퇴를 다시 기록하며 안정적 투구를 잇다가 5회 초 수비로부터 지원 못 받고 추가 실점했다. 그런데도 자기 볼넷만 탓하더니 이 코치 이야기를 더 새기려 했다. 김진욱은 "코치님께서 두 번째 마운드에 오셔서 '줄 점수는 다 줬다. 이제부터 네가 해야 하는 것, 정면승부를 해 보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때부터 더 자신 있게 던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첫 등판에서는 안타 맞고 주눅들지 않으려 했다. 안타 맞는 것이야 맞는 것이고, 다음 타자 잘 막으면 되니 포수 (강)태율이 형과 이야기 나누며 던져 나갔다"며 "감독님께서는 '상대 투수 역시 너와 똑같다. 너는 처음이겠지만, 베테랑답게 던져 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실점하더라도, 만루 홈런을 맞더라도 연연하지 않고 던지려 했다"고 이야기했다.

김진욱은 최종 5이닝 88구 6탈삼진 6실점 투구를 기록했다. 데뷔 경기 실점 자체는 적지 않았다. 그런데도 허문회 감독은 숫자보다 내용에 주목했다. 닮았다고 하는 김광현(33,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역시 데뷔 경기는 4이닝 3실점에 그쳤고, 롯데 에이스 계보 최동원, 염종석, 주형광, 손민한 모두 3이닝 안팎에 전원 실점이 껴 있다. 허 감독은 "잘 던졌다. 결과를 떠나서 상대 타자를 압도했다고 봤다. 만족이다. 아쉽다고 느끼는 요소는 없었다. 오히려 너무 잘 던졌다고 생각했다"며 "경기 끝나고 진욱이를 불러서 '잘 던졌다. 이제 100구까지 충분하겠다. 공 좋았고, 나는 너무 좋게 봤다'고 해 줬다"고 이야기했다.

김진욱은 롯데 5선발에 낙점됐다. 허 감독은 회전 수와 축, 구종 습득력 등 표면적 요소만 아니라 투수로서 자세와 경기 운영 능력까지 종합 판단했다. 김진욱은 "감독님께서 등판 전에 '너는 5선발이니 1이닝에 1실점씩 하라'고 편하게 해 주셨는데, 결과적으로는 6실점했다. 무실점이었다면 더 좋았겠다"며 미소짓더니 "다음에 던지면 흔들리지 않겠다. 차라리 안타를 맞고, 과정으로부터 얻고 싶다. 5이닝 5실점하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씩씩하게 말했다. 

김진욱은 시범경기 첫 등판에 조금 긴장했다고도 평가받았는데, 그 뒤부터 오히려 여유를 갖는 모습까지 보였다. '다음 등판을 어떨 것 같으냐'고 물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겠다"며 "100구를 전력 투구만 하지 않겠다. 완급조절해 가며 던지겠다. 변화구를 또 어떻게 쓰느냐 따라서 내가 갖고 있는 직구가 더 살아나는 것이다. 단순하게 던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던질지를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허 감독은 "김진욱은 앞으로 롯데의 미래가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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