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이승진이 2021년 시즌 마무리 투수 후보에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사실상 공석이라고 평가받는 마무리 투수 자리를 이승진 또는 박치국이 맡는 시나리오가 이상적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작년에 이승진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이승진, 박치국을 뒤에서 준비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 보직은 스프링캠프를 거쳐 추리겠다는 생각이다.
이승진은 작년 시즌 초 트레이드돼 두산에 이적했는데, 전력상 비중이 크다고 평가받는 포수를 내 주고도 아깝지 않다고 평가받았다. 이승진은 작년 33경기 출전했고 통산 시즌 최다 51⅓이닝 던졌는데, 9이닝 당 탈삼진 9.47개를 기록했다. 두산 불펜에서는 1위, 마운드 전체에서는 크리스 플렉센(10.18) 다음이었다. 그는 150km/h를 웃도는 직구와 낙차 있는 종적 변화구로써 상대 타이밍을 빼앗았다고 평가받았다. 시즌 뒤 두산은 그를 연봉 1억 원에 대우했다. 이승진은 생애 첫 억대 연봉에 진입하고 나서 "내 생각보다 더 신경 써 주셨다"며 "세뱃돈 받을 때처럼 큰절할 뻔했다"며 웃었다.
이승진이 기대받는 이유 중 하나는 또 성장세다. 작년 시즌 중 스스로 깨닫는 일화가 적지 않다. 이승진은 작년 시즌 도중 140km/h 초반에 머물렀다가 150km/h까지 속도를 끌어 올렸다. 그는 배영수 당시 퓨처스 코치와 구속을 되찾으려 노력해 왔고, 스스로 감각을 찾아 보려 힘 70% 정도만 써 자주 투구했다고 밝혔다. 이제는 노하우를 얻었다. 그 전까지 유도 메치기 자세처럼 상체를 기울여 던졌는데, 스탠스를 줄이고 상체를 세우는 변화를 줬다. 이승진은 "스탠스를 기존 여섯 발이었다면 다섯 발 반 정도로 스스로 줄여 봤다"며 "보통 타자와 거리를 좁혀야 유리하다고 하지만 나는 유연성보다 파워를 더 살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승진은 지금껏 공을 많이 던지며 투구 컨디션을 찾는 편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공을 많이 던지지 않아도 투구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트라우마를 벗어던졌기 때문이다. 이승진은 "이전까지 트라우마가 있어 일부러 더 많이 던지며 감을 찾으려 했는데, 이제는 많이 던지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작년 시즌 동안 얻은 경험이 주는 효과였다고도 이야기했다.
이승진은 비시즌, 스프링캠프 동안 준비 상태를 섣부르게 장담하지 않는다. 본격 시즌이 시작되고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 따라 달려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더 보여 줄 수 있다. 자신 있다. 그렇지만 시즌이 시작돼 봐야 알 것이다. 준비, 보완하고 있는 변화구나 구속, 제구까지 처음이 중요할 것 같다. 특히 구속은 전광판에 나오는 것 보고 나서 이야기하고 싶다"며 "그동안 준비는 늘 100%로 하겠다. 나는 처음부터 페이스 올리는 것 없이 늘 그렇듯 100%로 노력하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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