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다들 아시잖아요." 정근우에게 '악마의 2루수' 수식어가 붙는 데까지 강도 높은 훈련이 있었다. 선수로서 마지막 공식 일정, 정근우는 김성근 전 감독과 함께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정근우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장에 섰다. 한국 야구 최고 2루수라고 평가받는 정근우는 프로 16년이 주마등 같이 스쳐 지나갔다. 감사할 사람이 많았다. 가족만 아니라 지도자, 그리고 여러 번 수술받고도 포기하지 않던 자기 자신까지 모두 "고맙다"고 했다.
그중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던 이유는 과거 김 전 감독과 만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과거 SK 왕조 시절만 아니라 한화에서 재회할 만큼 정근우 야구 인생에서 빼놓고 설명할 수 없는 인물이다. 정근우는 최고 2루수가 되는 데 있어 "감독님 덕분"이라며 "그때는 잘 못 느꼈다가 은퇴하려 하니 '나를 진심으로 잘 키워 주셨구나' 하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SK에서 국가대표 2루수로서 너무 많이 누렸다. 개인 커리어나 팀 성적 모두 그랬다. 마지막에는 LG에서 2루수로서 은퇴할 기회를 주셨다"고 말했다. 어느 팀에서 뛰든 2루수는 정근우였다. 커리어 중간 포지션 방황이 었었다고 했으나, 그는 모두에게 '악마 2루수'였다.
"악마의 2루수라고 불릴 때가 가장 좋다." 정근우는 "아시겠지만 김 전 감독께 펑고를 너무 많이 받았다. 악마의 2루수가 돼야 했다. 감독님과 헤어지고도 홀로 그렇게 훈련해 왔다"며 웃더니 "시즌 끝나고 '은퇴하게 됐다'고 말씀드리니 '왜 벌써 그만두냐'고 하시더라. '지금이 은퇴할 시기 같다'고 했다. 감독님 덕분에 정말 잘 커 왔고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고 2루수는 자기 포지션에 자부심이 강하다. 정근우는 "2루수로서 쌓은 기록이 여러가지 있다. 모두 애착이 간다"며 "처음 2루수 할 때 몇 선배가 '내야수가 한 자리에서 10년 뛰기는 쉽지 않다'고 했는데도 '나는 10년 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늘 달려 왔다. 빼앗기지 않으려 노력했다. 마지막에 2루수로서 은퇴할 수 있게 돼 영광이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