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획 연재에서는 연예·스포츠 현장에서 엑스포츠뉴스가 함께한 'n년 전 오늘'을 사진으로 돌아봅니다.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2010년 9월 3일 대전한밭야구장에서 2010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한화 선발투수 구대성은 1회초 삼성 선두타자 조동찬에게 공 4개를 던져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한국 무대에서의 마지막 등판을 마쳤다.
1993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에 입단한 구대성은 1996년 18승3패 24세이브로 평균자책점 1.88로 맹활약하면서 그해 다승과 구원, 방어율 등 투수 3관왕에 오르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고 1999년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앞장섰다. 국내 통산 성적은 568경기 등판 67승 71패 214세이브, 평균자책점 2.85를 거뒀다.
2001년에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로 옮겨 4년간 24승 34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했다. 2005년에는 미국프로야구 뉴욕 메츠에 입단해 빅리그에 도전, 계투 요원으로 활약하며 33경기 등판 방어율 3.91을 남긴 뒤 2006년 한화로 돌아왔다.
한화는 18년 동안 구단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구대성을 위해 뜻깊은 은퇴식을 마련했다.
경기에 앞서 구대성이 시구를 맡았으며, 그의 아들 구상원 군이 시타자로 함께 했다. 한화 선수들은 이름 대신 한자로 ‘臺晟不敗(대성불패)’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5회말 종료 후에는 공식 은퇴식 행사가 진행됐다. 은퇴 기념 영상물 상영에 이어 구대성이 더그아웃에서부터 마운드까지 펼쳐진 레드카펫 위로 걸어나오자, 대전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반겼다.
이어 구대성이 직접 뽑은 '18년 야구 인생의 동반자' 15명이 소개됐다. 부인 권현정 씨, 개그맨 남희석, 탤런트 전노민, 이남헌·이경재 등 전 한화 사장, 김인식 전 한화 감독, 99년 우승 사령탑인 이희수 전 감독, 선수 생활을 함께 한 장종훈·정민철·송진우·한용덕·강석천, 선동열 전 삼성 감독, 이선희 전 한화 스카우트, 그리고 대전 야구의 대부로 불리며 구대성의 대전고 시절 많은 가르침을 준 이효봉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버지인 故 이성규 선생이었다. 이 가운데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코치 연수 중이었던 송진우와 한용덕·강석천 한화 2군 코치는 원정 경기 일정으로 불참했고, 故 이성규 선생을 대신해 이효봉 위원이 자리했다. 15명의 초청 인사들은 구대성에게 격려 메시지가 담겨진 기념구로 제작된 조형물을 전달했다.
"나는 은퇴를 하지만, 한화 이글스는 영원히 남는다. 팬 여러분들 모두 한화 이글스를 계속 사랑해 주셨으면 한다"고 은퇴 소감을 밝힌 구대성은 정든 마운드에 입을 맞춘 뒤, 오픈카를 타고 그라운드를 돌며 한화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구대성은 KBO리그 은퇴 후 호주로 건너가 시드니 블루삭스에서 2015년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이듬해 호주 15세 이하 국가대표팀 지도자로 활동한 그는 2018년 호주프로야구 질롱 코리아의 초대 감독으로 선임되었다. 지난 2019년 1월 19일 브리즈번과의 경기에서 깜짝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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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기자 jy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