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8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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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 뚜껑을 너무 일찍 연 두산, '자충수'에 무너지다

기사입력 2010.10.13 22:43 / 기사수정 2010.10.13 22:43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김경문 감독의 판단 미스 두 개와 4회 초 공격서 나온 이종욱의 병살타가 끝내 두산의 발목을 잡았다.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롯데에 '리버스 스윕'을 거두며 플레이오프(이하 PO)에 오른 두산이 결국 삼성에 무릎을 꿇었다. 준 PO에서 투수진을 모두 소모한 끝에 상대적인 열세를 안고 PO에 임한 두산이었다. 그러나 두산은 예상 외의 선전을 펼치며, 삼성의 전력을 소모시켰다. 이를 두고 많은 야구팬은 '미러클 두산'이라는 말로 경외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산은 4차전에 이어 5차전도 '쉽게 가져갈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가져갔다. 이는 결국 두산의 패배로 이어졌다. 두산의 4차전 패배가 '기본을 잊은 플레이'에 기인했다면, 5차전 패배는 김경문 감독의 두 번의 판단 미스가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한 타이밍 늦은 투수 교체

두산의 출발은 좋았다. 선발로 등판한 차우찬, 구원으로 등판한 배영수 등 선동열 감독이 가장 믿는 두 투수를 상대로 대거 5점이나 선취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두산 선발 히메네즈도 싱커를 앞세워 삼성 타자들을 땅볼로 요리하는 등 '긴 이닝'을 던질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히메네즈가 갑작스럽게 손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난조를 보였던 것이 치명적이었다. 바로 이 순간, 김경문 감독은 한 가지 판단 미스를 저질렀다. 히메네즈와 같은 '땅볼 투수'에게 손가락의 세심한 움직임은 상당히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히메네즈는 이미 3회 말 수비에서 손가락 부상 징후를 보였다. 그렇디면, 4회 초 수비에 앞서 왈론드 혹은 고창성을 미리 준비시켰어야 했다. 굳은살이 없어진 손가락을 자주 의식한 히메네즈가 최형우에게 허용한 투런 홈런은 사실상 '내주지 않아도 될 점수'였던 셈이다. 한 타이밍 늦은 투수 교체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일으킨 셈이었다.

샴페인 뚜껑을 너무 일찍 열다.

결국, 삼성은 4회 말 공격서 대거 4득점하며, 두산의 목을 조여왔다. 그런데 김 감독은 4회 말 수비에 앞서 이종욱을 제외하고, 김현수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경기가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는 시점이었음을 고려해 보았을 때 이 승부수는 결과론적으로 '자충수'에 가까웠다. 비록 이종욱이 5차전을 앞두고 좋은 컨디션을 보인 것은 아니었지만, 포스트시즌 3안타에 그치고 있는 김현수의 컨디션은 더 좋지 않았음을 고려했어야 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가 교체되는 시점에서 삼성의 추격이 시작됐다. 초반 5득점을 의식하여 두산이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린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드는 순간이었다.

4회 초 무사 1, 2루 찬스서 등장한 이종욱이 번트 실패 이후 병살타로 물러난 부분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다음 타자가 김동주였음을 감안해 본다면, 이종욱이 혼자 아웃되는 한이 있더라도 아웃카운트를 늘리지 말았어야 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김현희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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