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조은혜 기자] 데뷔 첫 타점과 첫 승, 첫 세이브까지 한화 이글스에게는 기록이 쏟아진 값진 승리였다. 꼭 기록이 아니더라도 올 시즌 우여곡절이 많은 한화에게 탄탄하고 끈질겼던 승리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었다.
한화는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7차전 원정경기에서 연장 12회 끝에 7-5 승리를 거뒀다. 선발 워윅 서폴드가 4이닝 5실점(4자책점)을 하고 내려갔지만 이어 나온 불펜 9명이 8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12회초 신인 임종찬의 대타 결승타로 승부를 갈랐다.
12일 경기 전 만난 최원호 감독대행은 "경기가 끝나니 맥이 풀리더라"고 웃으며 "투수들이 워낙 잘 던져줬고, 야수들도 상대 실책으로 찾아온 찬스에서 잘 득점으로 연결해줘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양 팀 도합 20명이 등판한 혈투였다. 계속해 5-5로 맞서있던 8회말 김종수가 볼넷으로 2사 1·2루를 만든 뒤 한화 벤치는 정우람을 선택했다. 정우람은 볼넷으로 만루 위기에 모렸으나 노수광의 호수비 도움을 받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김종수 선수가 좌타자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러셀 선수와의 승부를 보니 부담스러워 하는 거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차피 정우람 선수가 준비하고 있었고, 이정후, 박병호로 이어져 위험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들어서 정우람을 올렸다. 9회 점수가 나면 (정우람이) 더 올라가기로 했고, 안 나면 빼고 다른 선수를 넣기로 했다. 정우람이 잘 막아줘서 8회를 잘 넘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우람에 이어 김진영이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았고, 이어 윤대경이 2이닝을 소화, 역전에 성공한 뒤 12회말을 임준섭과 김진욱이 나눠 책임지며 각각 홀드와 세이브를 챙겼다. 이에 대해서 최 대행은 "윤대경은 첫 이닝 올라갔을 때 10구 미만으로 끊어서 한 이닝을 더 가려고 했다. 투구수가 15구 이상이었다면 더 못 갔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원호 대행은 "임준섭과 김진욱 둘이 남았는데, 구위로 보면 김진욱이지만 김진욱은 좌타자가, 임준섭은 우타자가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기록도 나와 있었다. 얼마 전에 그런 사건(?)이 없었으면 김진욱을 썼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김진욱은 직전 등판이었던 6일 NC전에서 1-0으로 앞선 상황 올라와 노진혁에게 스리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최 대행은 "좌타자들이 계속 나와 임준섭을 먼저 썼고, 주자가 있는 상황에 김하성 타석이라 바꾸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불펜이 모두 등판했지만 모두 30구 안 쪽으로 던져 이날 모두 대기가 가능하다. 최원호 대행은 "오늘 경기에서 상황이 어떻게 발생할 지 모른다. 무조건 안 되는 선수는 없고, 오늘 들어가면 내일 쉬고, 오늘 쉰 선수는 내일 들어가는 식으로 해야할 것 같다"며 "최후의 보루는 윤대경 선수로 만약 어제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한 이닝 정도는 던져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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