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T1의 신인 미드라이너 클로저 이주현 선수의 핫 데뷔는 롤 이스포츠를 시청하는 팬들 사이에서 많은 화제를 낳았던 이슈였다.
원래 신인에게 프로씬 데뷔는 설레면서도 부담스러운 것인데, 하물며 누구나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나올 거라 생각한 자리에 ‘쌩신인’이 나왔으니. 그 부담은 범인이 감히 짐작하게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데뷔는 성공적이었다. 클로저 이주현 선수는 KT전, 샌드박스전에 선발 출전해 모두 승리를 따냈다. 소위 ‘버스’를 탄 것도 아니고 한명의 T1 주전선수로서 부족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그가 사용하는 조이의 파괴력은 많은 이스포츠팬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여러모로 T1 아카테미 인재풀의 위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한 주.
이제 막 데뷔한 선수니 지켜봐야할 부분은 많겠지만(아직 서부 강팀들과 경기를 해본 것이 아니니) ‘LCK에서 통하는 미드라이너’라는 점은 단 2경기로도 충분히 증명하지 않았나 싶다. 상대했던 미드 중엔 KT롤스터의 쿠로 이서행 선수 같은 베테랑 선수도 있었고.
다이나믹스 전에서 여러 문제를 노출한 T1. 하지만 클로저 이주현 선수 합류를 전후로 경기력, 공격성 등이 점점 올라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모로 클로저 이주현 선수 입장에선 ‘나의 시간이 왔다’고 선언할 수 있는 판이 깔린 셈.
한편, 클로저 선수가 활약할 때마다 페이커 선수 이야기도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는데, 기자 입장에선 클로저 선수가 맹활약을 할수록 페이커 선수에게도 좋은 영향이 간다고 보인다.
위와 같이 생각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상대 팀이 경기 준비를 할 때 ‘T1 미드가 누굴까’부터 고민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페이커 선수에게 나름의 여유 시간이 생겼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크게 생각되는 부분이 두 번째인데, 어떤 분야라고 해도 매주 매번 최상의 아웃풋을 내야한다는 것은 크나큰 압박이다. 주 N회 연재하는 웹툰 및 잡지만화들 중 뒤로 갈수록 퀄리티가 떨어지는 작품이 많은 것도, 작가가 지각머신 내지 휴재머신이 되는 작품이 많은 것도 그 때문.
물론 페이커 선수는 그런 압박을 누구보다 심하게 받을 때도 빛나는 성과를 여러 차례 만들어 낸 선수이고 그래서 롤 이스포츠의 황제라 불리는 선수이긴 하지만, 그게 ‘페이커는 시즌 중에 여유 따윈 필요없다’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시즌 중에라도 페이커 선수에게 브레이크가 필요할 수 있고,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신인이나 커리어가 부족한 선수의 경우에는 최대한 출전기회 잡아서 최대한 실전으로 단련하는 게 최선일 수도 있겠지만, 페이커 선수처럼 정점을 찍어본 사람에겐 멈춤도 전략이 될 수 있다. ‘스탑도 무빙이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당장 코앞에 놓인 경기에 출전해 승리를 가져와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기 자신을 다듬는데 집중할 수 있는 페이커’
물론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상대하는 팀 입장에서는 충분히 경계 할 만 하지 않을까. 이에 김정수 감독의 이번 클로저 선수 기용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흥미롭게 느껴지고, 또 의미 있게 느껴진다. 출전 요건을 막 충족시킨 선수를 바로 출전시킨다는 것, 주전 미드가 무려 페이커인 팀에서 신인 미드 선수를 출전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선택인지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러하다.
아직 클로저 선수는 (3강팀과 대결도 아닌) 딱 2경기 했을 뿐이고, 다시 선발 출전한 페이커 선수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만 큰 틀에서 봤을 때 이 선택(클로저 선수 기용)이 여러 의미에서 과감하면서도 합리적이다라는 감상이 들었기에 쓴 것. 100%는 아닐 수도 있지만 높은 확률로 합리적인 선택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니까.
이 스노우볼이 구르고 굴러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정말로 팬들에 원하는 것처럼 ‘ㅇㅅㅎ-ㅇㅈㅎ’ 막강 조합이 완성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T1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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