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탄탄한 수비는 때로 공격보다 강력한 힘을 가진다. 기나긴 연패에 빠졌던 한화 이글스가 내야수 하주석과 오선진 복귀를 절실하게 기다린 이유이고, 복귀한 두 선수는 그라운드 위에서 그 이유를 직접 보여주고 있다.
10일 대전 한화전, 6-2로 4점을 앞서던 한화는 9회초 정우람의 3실점으로 단숨에 한 점 차로 쫓겼다. 그리고 계속된 1·2루 위기, 최준우의 타구가 유격수 방면으로 향했다. 하지만 유격수 하주석이 타구를 막아냈고, 앉은 채로도 곧바로 2루로 공을 던져 이날 경기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이 타구가 빠졌다면 이날 승부는 어디로 향했을 지 몰랐다.
호수비가 주는 짜릿함은 홈런을 능가하기도 하지만, '좋은 수비'의 기준은 당연히 경기 전체의 안정감이다. 18연패 터널을 걸었던 한화에 주전 내야수들의 빠른 복귀가 필요했던 이유였고, 그렇게 긴 연패에 빠졌던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였을 수도 있다. 하주석이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던 작년에는 오선진이 있었지만, 오선진까지 동시 이탈한 올해에는 곳곳의 구멍들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야수들의 수비는 투수의 심리와 투구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 오선진의 복귀를 시작으로 한화는 적어도 '허무하게' 경기를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최원호 감독대행은 "오선진에 하주석까지 왔고, 김태균이 지명타자로 나설 때도 강경학이 나가면서 내야는 안정감 있게 포진이 된다. 투수 쪽에 좋은 영향을 줄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분석했다.
하주석과 오선진이 복귀로 내야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서 한화는 효율 극대화를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최근 내야수 강경학은 외야 수비 훈련을 겸하고 있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요즘 경학이의 연습이 많아졌다"면서 "과거 김성근 감독님이 계실 때도 외야 훈련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팀 내에서 주력도 괜찮고, 타격 능력을 높게 보기 때문에 내야부터 외야, 대주자 등 유틸리티로 활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화의 1군 엔트리에는 베테랑 김태균부터 하주석과 오선진, 정은원, 강경학, 노태형 그리고 신인 박정현까지 7명의 내야수가 있다. 당장 선발로 나설 선수도 결정하기 어려웠던 한화 내야였지만 이제 백업과 멀티 요원까지 구색을 갖췄다. 내야수 두 명의 복귀로 비단 한 경기 뿐 아니라 팀의 전력에도 안정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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