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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리듬체조 일루션] 손연재·신수지, '세계 벽 높지만 가능성 있다'

기사입력 2010.09.06 08:38 / 기사수정 2010.09.06 08:4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2일과 3일 충북 제천시 대원대학교 민송체육관에서 열린 제35회 KBS배 전국리듬체조대회에 출전한 신수지(19, 세종대)와 손연재(16, 세종고)는 모두 지쳐있었다.

지난달 말,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린 FIG(국제체조연맹) 리듬체조 월드컵시리즈 이탈리아 페사로 대회에 출전한 이들은 손연재가 개인종합 22위, 신수지는 41위에 올랐다. 한국 리듬체조의 쌍두마차인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선전했지만 세계리듬체조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한 신수지는 "대회에 나가보니 세계선수권대회와 다를 것이 없을 정도로 쟁쟁한 선수들이 모두 출전했다. 대회 경기장도 매우 컸고 규모도 세계선수권대회와 비교해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고 이탈리아 대회의 규모에 대해 밝혔다.

올해부터 처음으로 국제 시니어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손연재는 "잘하는 선수들이 모두 출전해 처음에는 놀랐지만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인내심이 중요한 리듬체조는 국제심판들에게 자주 노출되는 선수일수록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리듬체조 강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벨라루시와 아제르바이잔,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같은 국가는 어린 유망주들을 러시아로 보내 체계적인 훈련을 시킨다.

그리고 되도록 많은 국제대회에 출전시켜 풍부한 경험을 쌓게 해준다. 신수지는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1위를 차지한 율라냐 트로피모바(우즈베키스탄)는 어려서부터 러시아로 보내져 성장한 선수였다. 러시아 주변에 있는 국가 유망주들은 거의 대부분 러시아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기 때문에 세계 정상권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만으로 19세인 신수지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 중, 어린 선수에 속했다. 그리고 손연재는 최연소 선수에 속했다.

이번 대회를 직접 참관하고 돌아온 대한체조협회의 서혜정(48) 리듬체조경기부위원장은 "우리 선수들은 세계대회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지금보다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손)연재 같은 경우, 앞으로 더욱 성장해야될 선수다. 국제대회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야 개인에게도 도움이 되고 국제심판들에게도 익숙해진다. 이제 겨우 시니어 무대에 처음으로 출전한 선수에게 큰 기대를 거는 것은 무리다"라고 설명했다.

서혜정 부위원장은 국내 선수들의 가능성도 언급했지만 단점도 지적했다. 서 부위원장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이 선전했지만 아주 잘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자신의 문제점을 냉철하게 확인하지 않으면 결코 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고 애정 어린 조언도 남겼다.



리듬체조의 배점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난도(리듬체조의 기술)이다. 기술의 난도가 높은 프로그램을 실수 없이 연기했을 때, 점수와 순위가 올라가게 된다. 신수지와 손연재는 지난 시즌보다 한층 난도가 올라간 새로운 프로그램을 이번 무대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그리고 예술 점수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많은 안무를 시도해 보면서 표현력을 익혀야 보는 이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연기를 펼칠 수 있다.

오는 18일부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손연재는 "이번 이탈리아 월드컵대회는 쟁쟁한 선수들이 모두 출전해 값진 경험을 얻었다. 난도에서는 큰 실수가 없었지만 긴장을 해서인지 예술점수가 콜베이 대회 때보다 안 나온 점이 아쉽다. 그러나 이번에 얻은 경험을 발판 삼아 더욱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눈앞에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기다리고 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내년에 프랑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이다. 이 대회에는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선수들이 몰릴 예정이다.

이 대회에서 최종 20위 안에 진입해야 런던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150명에 이르는 선수들이 20장의 올림픽 티켓을 놓고 치열한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근래 들어 한국 리듬체조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국내보다 훨씬 환경이 좋은 일본과 중국을 넘어서 세계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들이 독주하고 있는 리듬체조의 벽은 높지만 결코 가능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김지영 대한체조협회 심판위원장은 "난도와 기술을 보완하고 표현력에 신경을 쓴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고무적인 현상은 이들 선수들의 계보를 이를 유망주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KBS배에서 중등부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한 이수린(15, 광장중)은 오는 9일부터 일본 사가현에서 열리는 가사사키대회에 출전해 가능성을 점검할 예정이다. 손연재와 이수린 등 아직 성장 중인 어린 선수들은 지나친 기대로 부담감을 주는 것보다 발전하는 모습을 꾸준히 지켜보는 시각도 필요하다.

초등부 선수들의 기량도 점점 향상되면서 한국 리듬체조의 성장에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열악한 선수층과 만 19세인 신수지가 노장 축에 들어가는 현실은 개선돼야 될 부분이다.



[사진 = 신수지, 손연재, 이수린 (C) 엑스포츠뉴스 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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