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8.11 15:01
[엑스포츠뉴스=엑츠기자단 박시인]
아스톤 빌라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오닐 감독의 사임을 발표하고, 리저브 팀의 케빈 맥도날드 감독을 임시직으로 명한다고 밝혔다.
프리미어리그 개막을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오닐 감독의 예상치 않은 사임은 아스톤 빌라 팬들을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4년간 팀을 지휘했던 오닐 감독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나는 아스톤 빌라에서 내 인생을 충분히 즐겼어요."
"이렇게 거대한 클럽을 떠나게 된 건 정말 슬픈 일입니다. 내가 감독을 맡는 동안 나를 항상 격려해주시고 아껴주셨던 빌라의 모든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 팬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나를 지지해준 그들에게 앞으로도 행운이 계속하기를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사실 지난 시즌부터 불거져온 구단주와의 불화설은 끝내 오닐 감독의 사임으로 이어진 결과로 예측되고 있다.
아스톤 빌라를 강호로 변모시킨 오닐
선수 시절 북아일랜드 대표팀의 주장까지 역임했던 그는 노팅엄 포레스트가 전성기를 달릴 때 주축으로 활약했던 스타 플레이어다. 지난 1985년에 선수 생활을 끝낸 오닐은 1987년에 그랜덤 타운 FC를 시작으로 감독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특히 2000년에서 2005년까지 셀틱 감독을 역임하며 리그 3회 우승과 스코티쉬 컵 3회, 리그컵 1회 우승을 이끌며 지략을 과시했고, 2006년에 아스톤 빌라로 부임해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게 되었다.
하위권에 머물던 팀을 11위로 마치며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낸 뒤 이후 3시즌 연속 6위라는 성과를 올리며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저 그런 팀이었던 아스톤 빌라가 불과 2년 만에 UEFA컵 진출이라는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한 것이다.
특히 2008-09시즌에는 아스날을 빅4 탈락 일부 직전까지 몰아넣으며 리그 4위에 근접하는 등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눈앞에 뒀으나 막판 체력 부족을 감당하지 못해 눈물을 삼켜야 했고, 지난 시즌 칼링컵 결승에 올라 맨유와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인 끝에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오닐 감독은 4-4-2와 4-5-1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한다.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라인의 간격을 상당히 좁히고, 강한 압박을 주로 시도한다. 경기의 흐름에 따라 선수들의 위치 이동과 라인 간격을 유기적으로 바꾸는데 상당히 능하다. 무엇보다 최전방에 포진한 공격수들에게 공중볼을 투입하는 롱볼 전술에도 일가견이 있지만 수비 진영에서 움츠려 있다가 빠른 역습으로 전개하는 전술은 EPL 내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맨유를 제외한 아스날과 첼시, 리버풀은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고, 이따금 덜미를 잡히는 경우가 빈번했다. 항상 빅4를 위협하는 팀으로 변모시킨 오닐 감독은 EPL에서도 대표적인 명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선수 영입에 소홀했던 구단의 처사
그러나 빈약한 스쿼드는 항상 발목을 잡았다. 사실 여기까지 끌고 온 오닐 감독도 이제는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매 경기 동일한 스쿼드로 경기에 임한 것은 이유가 있었다. 주전과 비주전의 현격한 실력 차다.
2008-09 시즌 리그 4위 진입에 다가서자 오닐 감독은 단호한 결단을 내렸다. UEFA컵 16강 2차전에서 2진을 대거 내보내도록 했는데 사실상 UEFA컵은 버리고 리그에 집중하겠다는 의도였다. 그토록 여러 대회를 로테이션으로 운용할 스쿼드가 갖춰지지 않았었다는 방증이다.
2007년 초 왓포드에서 무려 950만 파운드를 주고 영입한 애쉴리 영의 기량을 놓고 비난이 끊이질 않았지만 EPL 정상급 윙어로 성장시키며 팀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했다. 또한, 가레스 배리가 맨체스터 시티로 팀을 떠나면서 중원에 즉시 전력감을 영입하지 못해 팀의 하락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오닐 감독은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
줄곧 윙어로만 뛰었던 제임스 밀너를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시켜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배리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낸 밀너는 결국 2009-10시즌 베스트 11에 올랐고, 2010 남아공 월드컵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승선하는 감격을 누렸다.
하지만, 이번 10-11시즌을 앞둔 아스톤 빌라의 행보는 너무나도 조용했다. 선수 영입은커녕 오히려 타 팀으로의 이적설이 끊이지 않았다.
밀너가 거액으로 맨체스터 시티의 이적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애쉴리 영마저 팀을 떠날 위기에 처하자 오닐 감독도 끝내 칼을 뽑아들었다. 어려운 팀 여건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선수 보강 없이 항상 좋은 성적을 요구한 구단의 처사에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최근 4년간 강호로 성장한 아스톤 빌라의 미래에 갑작스레 빨간불이 켜지며 이번 시즌 불안함을 예고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글=엑츠기자단 박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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