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에 새로운 둥지를 튼 외야수 정진호의 목표는 간단하다. 간단하지만, 그 안에 내포된 의미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사이클링 히트와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 두 번까지, 정진호는 리그에서 손꼽히는 진기록을 보유한 선수다. 아무나 할 수 없는 대단한 기록들이었지만, 좋은 선수들이 즐비한 강팀 두산 베어스에서 그 잠깐의 화려함은 정진호의 자리를 보장해주지 않았다.
그렇기에 정진호에게 한화 이적은 기회다. 정진호는 지난해 2차 드래프트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고, 이적과 동시에 유력한 주전 좌익수 후보로 떠올랐다. 한화 스프링캠프지에서 만난 정진호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 같다'고 하자 "아무래도 좋은 쪽으로 생각이 많이 든다"는 그는 "아직은 적응하는 단계지만 그래도 많이 적응한 것 같다"고 전했다.
물론 한화에서도 정진호는 치열하다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이용규와 제라드 호잉이 버티는 한화의 외야에서 정진호를 포함해 장진혁, 이동훈, 유장혁, 최진행, 김문호, 장운호, 양성우, 김민하 등이 사실상 한 자리를 놓고 싸워야 한다. 한용덕 감독도 이들의 경합을 이번 캠프의 주안점 중 하나로 놓고 유심히 살피고 있다.
한화의 외야에 대해 "사람도 많고 잘하는 선수도 많은 것 같다"고 말하는 정진호의 올 시즌 목표는 규정타석 진입이다. 144경기를 치를 시 규정타석은 446타석. 2011년 입단해 데뷔한 정진호의 한 시즌 최다 타석은 2018년 들어선 299타석이었다. 당시 정진호는 111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1을 기록했다.
숫자로 환산할 수 있는 '규정타석'이라는 이 목표는 결국 코치진의 신뢰, 부상과 컨디션 관리 등 환산할 수 없는 모습들을 가리킨다. 정진호 역시 "규정타석을 나간다는 거 자체가 어느 정도 하니까 나간다는 것 아닐까"라며 규정타석에 내포된 '꾸준함'에 대해 말했다. 두산에서의 정진호의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셈이다.
정진호는 "2군에서도 조금 더 하면 1군에 갈 수 있고, 1군에서도 조금 더 하면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다. 정말 조금인데, 그 조금이 정말 쉽지 않다"며 "운, 멘탈, 체력, 기술. 사람들마다 필요한 '조금'은 모두 다르다"고 말한다. 정진호도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그 '조금'을 찾아나선다. 그의 목표는 자신에게, 또 팀에게 큰 변화를 안길 자그마한 시작이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 조은혜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