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이동현 기자] 기동력 야구로 상대를 흔들겠다는 두산 베어스 김경문 감독의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장점이 뚜렷한 선수를 중용하는 김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21일 잠실 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다. 이날 김 감독은 1군에 막 복귀한 이종욱을 톱타자로 기용하며 2번 타순에는 정수빈의 이름을 써 넣었다. 스타일이 비슷한 두 선수를 나란히 기용하는 건 분명 모험이었다.
김경문 감독의 결정은 1회에 위력을 발휘했다. 0-0으로 맞선 1회말이었다. 톱타자 이종욱이 깨끗한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김광삼-조인성 배터리를 흔들었다. 끊임없이 스킵 동작을 반복하며 신경을 건드렸고, 정수빈은 이틈에 중전 안타를 뽑아내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김현수의 2루타로 1-0이 된 후 이번에는 정수빈의 주루 플레이가 돋보였다. 무사 2,3루 상황이었다. 김동주의 타구는 1루측 파울 지역으로 높이 떠올랐다. 1루수 이택근은 공을 잡고 불펜 철망에 얼굴을 부딪혀 넘어졌다.
그순간 3루주자 정수빈은 지체 없이 홈으로 내달렸고, 당황한 LG 수비진은 그의 득점을 막으려는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다. 김동주의 기록은 정수빈의 재치 덕분에 희생플라이로 '격상'됐다.
정상급 기동력을 갖춘 두 선수를 테이블세터에 나란히 포진한 김경문 감독의 지략 덕분에 두산은 1회말 3점을 뽑아 초반 분위기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었고 결국 6-4로 승리했다.
[사진 = 이종욱 ⓒ 두산 베어스 제공]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