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호주 애들레이드로 갔다. 본격 훈련을 시작한 지 3일째다.
본진은 한창 훈련 중인 데 반해 내부 FA 손승락, 고효준은 아직 소식이 없다. 둘은 우리 나이로 각 39세, 38세여도 활용 가치가 있다는 평가이지만, 걸림돌 될 만한 요소가 여럿 껴 있어 속시원히 협상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롯데는 성민규 단장이 온 뒤 기조를 확실히 세웠다. 선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이른바 '오버페이'는 지양하겠다는 태도다. 정으로 액수를 후하게 책정하거나, 과거에 지나치게 얽메이는 일은 없다. 공로를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나, 그보다 미래 가치에 무게를 뒀다는 풀이다.
물론, 손승락은 롯데에서 4년 동안 94세이브를 거뒀고, 고효준은 지난해 75경기에서 2승 7패 15홀드 평균자책점 4.76로 힘겹게 싸웠다. 고과는 인정해야 할 요소이지만, 30대 후반 선수의 기량 유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롯데는 무리하게 투자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그런데도 책임질 것은 지겠다는 자세다. 성 단장은 둘과 협상에서 접점을 못 찾았어도 기다릴 용의를 보였다. 고효준에게 사인 앤드 트레이드 가능성도 열려 있으나 "결과가 어떻든 기다리겠다"며 FA 미아 방지도 공언해 뒀다.
손승락, 고효준 측은 "손승락은 지난해 전반기 잠시 힘든 시기도 있었으나, 후반기 들어 좋은 공을 던졌다. 본인도 '자신 있다'고 했다. 고효준은 가치 평가 기준에서 이견이 생겼다"고 했다.
성 단장은 "에이전트 쪽에서 무리한 조건을 요구한 건 아니다. 다만, 우리는 기준을 확실히 해 뒀고, 선수로서 가치를 인정해 주길 바라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태도를 지켰다.
10개 구단 모두 올 시즌 준비를 하러 해외로 나갔다. 미계약 상태여도 허문회 감독은 둘이 잔류할 경우를 대비해 계획도 짜놨다. 롯데는 올 시즌 불펜 구상으로 몇 시나리오를 그려 둔 상태인데, 그중 둘과 함께하는 그림도 포함돼 있다.
허 감독은 "(손승락, 고효준은) 아직 계약이 완료 안 됐다. 캠프 명단은 39명으로 조율했다. 계약을 마친 뒤 합류한다면 언제든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좋은 공을 가진 선수들이니 구상을 해 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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