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현세 기자] "우리는 우리 식대로 스마트하게 야구하겠습니다."
삼성 라이온즈는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 오키나와 가는 비행기를 탄다. 허삼영 감독과 선수단은 이른 아침부터 모여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 하루 전 최충연의 음주 사고 여파가 컸어도, 주장 박해민이며 허 감독은 미래를 더 생각하려 한다.
허 감독은 "(최충연 일은) 안타깝다. 그렇지만 대체 선수를 찾는 게 앞으로 해야 할 일이고, 난세영웅이 나듯 충연이 대체 선수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씁쓸해했다. 박해민은 "어린 선수들이 보다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야구 인생이 끝날 수도 있지 않나.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루 사이 크게 어수선해졌지만, 어쨌든 남은 선수단은 시즌 준비를 해야 하는 실정이다. 올 시즌 삼성은 오승환이 미국에서 돌아오는 것 외 외부 영입 등 별다른 전력 보강이 안 됐고, 일각에서 다소 박한 시즌평를 미리 내놓기도 한다. 그런데도 허 감독은 "주위 평가에 휘둘리지 않겠다"며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다. 다음은 허삼영 감독과 일문일답
-마무리 캠프 때부터 '멀티 포지션'을 강조했다.
올해 키워드는 수비와 조직력이다. 거기서 결속력을 다져 위닝컬쳐를 만드는 게 목표다. 자꾸 이기는 습관, 좋은 습관을 가지는 게 추진할 과제다. 선수들도 몸소 느끼는 게 보이고, 훈련 때 선수들 눈빛이 날카로워진 것도 알 수 있다.
-최충연 대체 후보는 누구를 고려하고 있나.
양창섭이 해주는 게 가장 좋다. 이승현도 준비 잘 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더 나은 불펜진을 보유하게 되리라 본다.
-오승환 오기 전까지 마무리 투수는.
정해두지 않았다. 장필준도 준비 잘 돼 있고, 우규민도 FA 앞두고 있어 본인 스스로 알아서 잘 할 거다.
-마무리 캠프와 느낌이 다르겠다.
12월까지 좋은 생각만 했는데, 막상 시작하려니 무거운 짐이 느껴진다.
-새 외국인 선수 2명 왔는데.
라이블리는 지난해 좋은 모습 보였다. 뷰캐넌은 3년 동안 쭉 지켜 봐 온 선수다. 살라디노는 우리 팀 컬러와 맞는 선수다. 소통해야 하지 않겠나. 선발 투수는 경기 수나 이닝 수 등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게 있으니 캠프 가서 주지시키겠다.
-선발 로테이션은 어떻게 구상했나.
지난해와 연속성이 있을 거다. 윤성환, 백정현, 원태인, 최채흥 4명은 선발 투수로 진입할 거고, 장지훈, 정인욱도 대체 선발로 준비 중이다. 캠프 기간 동안 9명 정도는 1군에서 기용할 만한 대체 선발로 만드는 게 목표다.
-살라디노 포지션은 어떻게 정할 방침인지.
일찍 판단해 두지는 않았다. 러프 빈곳이 있어도 거기 국한되지 않고 활용 폭 넓게 쓸 생각이다.
-'강훈련'을 예고했는데.
양이나 시간이 중요한 건 아니다. 질이 중요하고, 시간적 강박은 버리도록 코치진에게 주문하겠다. 지금은 팀 전술 훈련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 야구장에서 개인 훈련 시간은 부족한 실정인데, 개인적으로 찾아서 하게 만들겠다. 팀이 이기고 빛나는 데 투자하겠다. 사실 타자에게 타격이 가장 재미있는 것인데, 팀을 위하려면 수비가 돼야 조직력이 생긴다. 타격은 선수가 빛을 발하는 거고, 수비는 팀을 빛나게 한다.
-일각에서 삼성에게 부정적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인정한다. 우리가 전력 보강이 거의 없지 않았나. 하지만 주위 평가에 휘둘리지 않겠다.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할 거고, 스마트하게 우리 야구 하겠다.
-이학주, 구자욱 연봉 계약이 안 됐다.
감독으로서 협상에 대해 이야기할 건 없다. 나로서 선수 행위를 두고 찬성, 반대를 하지는 않는다. 선수야 보상 받고 싶은 마음이 있을 테지만, 적절히 타협점을 찾을 것 같다. 길지는 않으리라 본다. 서로 한 발씩 양보해서 잘 협의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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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