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11.22 10:33 / 기사수정 2006.11.22 10:33
이 경기직후 김포의 이영무 단장(현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김포의 후기 선두 원인에 대해서 "김포는 믿음, 사랑으로 하나 된 팀이다"면서 "어느 팀도 가질 수 없는 힘이 선두를 유지하는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포 구단의 종교적 특성을 반영하는 대답이었다.
이후 김포는 고비마다 승리했고 마지막 경기까지 울산 현대미포조선과의 선두경쟁에서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후기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때문에 챔피언결정전을 오는 22, 26일 두 번에 걸쳐 치르게 되고 통합우승을 하면 K리그로 승급을 하게 된다.
새벽 두시까지 워십댄스(Worshipdance) 연습을
지난 10월 28일 인천 숭의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한국철도와의 후기 8라운드. 경기 전 나병수 감독대행(37)은 "전국체전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잔부상이 많고 특히 주 공격수 성호상의 어깨부상 때문에 고민이 깊다"며 걱정스러운 말투로 기자의 질문에 답을 했었다.
나 감독의 걱정대로 이 경기는 0-1로 끌려가다 후반 45분 주장 이성길의 기적 같은 프리킥 골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골이 터지자 모두가 그라운드에 앉아 기도를 드리는 세리머니를 하며 극적인 동점을 선사한 '그분(?)'께 감사 드렸다.
▲ 지난 전기리그 홈개막전 창원시청과의 경기, 하프타임 이들은 워십댄스로 관중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그러나 새벽까지 이것을 준비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 이성필
이날 경기는 유난히 선수들의 움직임이 무거워 보였다.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 경기 종료 후 한 교회의 저녁집회에서 공연할 워십댄스를 새벽까지 연습했다는 것이다.
김포 선수들은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훈련을 하지만 경기 말고 주어진 임무가 또 있다. 바로 신앙생활과 관련한 것들이다. 선수들이 경기 외에도 팀 특성에 따른 일들을 하고 다른 날도 이러한 생활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김포가 후기리그 1위를 고수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인 것 같다.
김포의 스텝으로 일하고 있는 이한나(26)씨의 말에 의하면 "선수들이 (교회 관련)행사에 참여하고 대부분이 기독교 신앙을 가진 선수"라며 "종교가 없던 선수가 입단 후 적응 못하고 나가려던 적이 있었지만 대부분이 잘 적응해 지내고 있다"고 기독신앙으로 뭉친 김포 선수들을 자랑했다. 만약 K리그로 승격이 된다 해도 이러한 생활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이씨는 예측했다.
누가 지원을 할 것인가?
▲ 경기 종료 후 대기실에서 기도하는 선수들. 홈이나 원정에서나 늘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원정에서는 그 도시 교회의 목사들이 기도에 참여한다.
ⓒ 이성필
김포와 겨루기하는 고양KB는 은행법이 수정되지 않으면 승격이 되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그래도 은행법이 수정되면 구단이 K리그에 진입해 운영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김포의 경우는 어떠할까?
김포는 지난 2004년 재정난으로 인해 해체될 위기에 처했었다. 그러나 각 교회들의 후원으로 되살아났다. 대중적으로 인지도 있는 대전 중문교회(장경동 목사), 안산레포츠교회(김학중 목사)등 전국 100여개 교회에서 김포를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또한 의류업체 이랜드가 월 1000만원과 7000만원의 축구용품을 지원하고 있고 여타 기독교 관련 기업들의 지원이 이어지면서 어느 정도 위기에서 벗어나 지금의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K리그에 승격하면 이 문제는 더욱 달라진다.
이 단장은 K리그 승격 때 이 부분에 대해서 재미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전국의 1200만 개신교 성도들과 5만 교회의 후원을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다소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김포의 특성이 '선교구단'임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유소년 시스템도 구축해 놓고 있다. 고양시에 위치한 초, 중, 고등학교를 한 곳씩 정해 지도자를 파견, 선수 육성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도자와 학부모간의 불화로 인해 현재는 잠시 중단 되어있고 곧 다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연고이전, 김포의 딜레마
▲ 김포의 서포터. 이들을 두고 김포를 떠나는 구단의 심정은 어떨까?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이들은 열혈 축구팬 보다는 김포 '할렐루야'의 후원적 성격이 강하다.
ⓒ 이성필
최근 여러 언론들을 통해 김포의 경기도 남부권 도시로의 연고이전 보도들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이는 오래전부터 구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단장은 후기 5라운드 경기 직후 비보도를 전제로 "K리그 승격을 하든 안하든 올 시즌으로 계약이 끝이 나는 김포에서 떠나 다른 곳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면서 "좋은 곳을 알아보고 있고 11월 말 경에는 연고이전에 대한 발표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김포의 연고이전에 대해서 축구팬들은 상당한 비판을 하고 있다. 이미 K리그 안양, 부천의 연고이전으로 홍역을 앓았기 때문에 승격 가능권 팀의 연고이전이 그리 달갑지 많은 않게 느끼는 것이다.
▲ 인조 잔디위에 서있는 선수들. 그 뒤로 4열의 일반 관중석이 보인다.
ⓒ 이성필
더군다나 축구협회 기술위원을 하고 있는 이 단장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온 것에 대해 더욱 비판을 가하며 '차라리 고양이 K리그에 올라오는 것이 속이 편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양의 이훈동 사무국장은 절대 연고이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이 단장의 말이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다. 김포 종합운동장은 K리그가 열리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관중석은 고작 4열밖에 안되고 본부석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좁다. 화장실 하나 제대로 찾기 어렵다. 또한 내셔널리그에서 유일하게 인조 잔디를 사용하고 있고 선수 대기실은 옷장하나 구비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연고지인 김포시에서 지원이 없던 것도 아니었다. 2004년 김포로 연고이전 후 김포시에서는 멤버쉽 카드 판매를 통해 홍보했고 축구단을 행정적으로 지원키로 하기도 했다. 시가 도와주지 않아 이천으로 가버린 의정부 험멜과는 조금은 다른 환경이었기에 김포의 경기를 찾는 팬들은 연고이전이 아쉬운 부분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오랫동안 실업축구에 머물러 있던 김포가 과연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팬들을 설득해 새로운 연고지에서 다시 축구를 시작 할 수 있을지, 일단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리를 해 K리그로 승격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김포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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