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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살에 EPL 데뷔한 데이비드 마틴, 경기 뒤 눈물... "아빠의 클럽에서"

기사입력 2019.12.01 16:34 / 기사수정 2019.12.01 16:34

임부근 기자


[엑스포츠뉴스 임부근 인턴기자]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리 울리자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데이비드 마틴은 엎드려 눈물을 쏟았다. 33살이라는 늦깎이 나이에 그토록 고대했던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EPL) 데뷔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웨스트햄은 1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에 위치한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19/20 EPL 14라운드 첼시와 원정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후반 3분 아론 크로스웰이 결승골을 기록했다. 웨스트햄은 이날 승리로 무려 17년 만에 첼시 원정에서 승리를 챙겼다.

이날 경기에서 17년 만의 승리 만큼 주목을 받은 사람이 있었다. 웨스트햄의 골키퍼 마틴이었다. 마틴은 올 시즌을 앞두고 밀월에서 웨스트햄으로 이적했다. 유소년 시절 웨스트햄 아카데미를 거친 마틴은 오랜 시간 끝에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마틴의 선수 인생에서 아홉 번째 성인 팀이었다.

마틴은 오랜 시간을 하부 리그에서 전전했다. 하부 리그에선 400경기(컵 대회 포함)에 가깝게 뛴 베테랑이었지만, 정작 EPL에선 단 한 번도 뛰어보지 못했다.

2006년 1월부터 2010년 7월까지 리버풀에 몸을 담고 있었을 때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애크링턴 스탠리, 레스터 시티, 리즈 유나이틷, 더비 카운티 등 임대를 전전할 뿐이었다.

인고의 시간 끝에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주전 골키퍼인 루카스 파비안스키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마틴에게까지 순서가 왔다. 마틴은 전반 중반까지 사소한 캐칭 미스를 범하면서 긴장한듯 했지만, 이후 평정심을 되찾았다.

전반 41분 마테오 코바시치의 강력한 슈팅을 선방했고, 이어 세컨볼을 노린 올리비에 지루의 슈팅도 막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후반 추가 시간엔 공중볼 상황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로 공을 잡아냈다.


마틴은 경기가 끝나고 감정에 복받친듯 엎드린 채 눈물을 쏟았다. 동료들도 마틴에게 달려가 축하를 건넸다. 경기장을 찾은 마틴의 아버지 앨빈 마틴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앨빈 마틴은 1970~90년대 웨스트햄의 부동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한 레전드다. 자신이 활약한 클럽에서 아들의 데뷔전을 지켜보고 난 뒤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

마틴은 경기 뒤 "많은 경기를 치렀지만, 이번 경기는 정말 달랐다. 경기를 앞두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라며 데뷔전 소감을 전했다. 이어 "관중석에 있던 아빠를 봤는데, 울고 있었다. 많은 대화를 하지 않았다. 아빠가 21년 동안 활약했던 팀에서 클린시트를 했으니, 정말 기뻤을 것"이라며 벅찬 감정을 전했다.


현지 팬들은 SNS를 통해 "진정한 인간 승리", "마틴을 응원한다", "이것이 바로 스포츠가 주는 감동이다"라며 마틴의 데뷔를 축하했다.

sports@xportsnews.com/ 사진=연합뉴스/ AP



임부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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