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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없는 축구 배움터, 화순 어린이 축구교실

기사입력 2010.06.24 15:08 / 기사수정 2010.07.27 10:06

백종모 기자

클럽축구 발언대 [9편] - 화순 어린이 축구교실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월드컵 열기가 한창인 지금, 축구에 대한 배움의 열기로 뜨거운 곳이 있다.

축구를 통해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화순 어린이 축구교실의 임승용 감독과 인터뷰를 가졌다.

요즘엔 밖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을 보기가 쉽지 않다. 방과 후 아이들은 학원가기 바쁘고, 남는 시간에도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는 게 고작이다.

이런 현실에 안타까움을 가진 사람들이 뜻을 모아 2005년 3월, 화순에 축구교실을 열었다.

 어린이들에게 축구를 통한 신체 단련과 즐거움을 안겨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이런 취지를 받들어 무료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고 있다.

다른 축구 클럽에 비해 상황이 좋지 못했지만, 비올 때나 눈 올 때나 항상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운동을 했고, 대회에도 참가했다.

어느 새 클럽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팀을 눈여겨보는 사람도 생겼다.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대회를 나가기 시작한 화순 어린이 축구교실은, 2008년 강진청자 배 유소년 대회에서는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임 감독은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아쉬움이 남았었죠. 클럽 팀 아이들은 일주일에 몇 번씩 연습을 하는데, 우리는 형편 상 일주일에 한 번밖에 운동을 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대회 나가기 1개월 전부터, 아침에 학교가기 전에 1~2시간가량 연습을 했어요."

화순 어린이 축구교실은 한 때 축구에 꿈을 품었던 어른들이 뜻을 모아, 아이들에게 축구에 대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뜻에서 만들어졌다. 20여 년 전 학창 시절 엘리트 축구를 하기도 했지만, 축구의 꿈을 이루지 못한 기억을 갖고 있는 이들은, 아이들이 축구에 대한 꿈을 마음껏 키워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의지를 받아 축구에 소질이 있는 아이들은 학원 축구팀에 들어가 축구의 꿈을 키우고 있다. 2기 생 최찬호 선수가 강진 지역 고교 팀으로 들어갔고, 서울에 있는 학교로 스카우트된 경우도 있다.

"강원FC의 박종진 선수가 이쪽 출신이라 팬 사인회를 한 번 해줬어요. 그 때 계기가 되서 이정현 친구가 서울의 남강 중으로 스카우트됐죠."

섭섭할 만도 하지만, 아이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멀리 떨어져 있던 아이들이, 화순에 돌아올 때면 임 감독에게 항상 전화를 한다고. 그럴 때면 잘하라고 고기도 사주며 격려한다고 한다.

임 감독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 초창기에 축구를 배우던 아이들은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었는데,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모범생들이 많아서, 그런 의젓한 모습을 볼 때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고 한다.

"실제로, 어렸을 때 운동을 하다가 성장한 아이들이 가끔씩 찾아오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 정말 뿌듯하죠. 너무 반가워서 어깨 한번이라도 더 두드려주곤 합니다. 그리고 지역에서 학부모님과 만나게 되면, 고맙게 맞아주시고 손도 잡아주시고 합니다. 그럴 때마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임 감독은 자신보다도 다른 사람들이 더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아이들을 가르친다며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임 감독 외에도 하상민, 전준홍 코치가 직장을 마친 뒤 시간을 내서 함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열심히 한 만큼 아이들에게 더 많이 돌아갈 것을 알기에 그만큼 책임감도 크다고 한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대회를 출전시키려면 어려운 점이 많지만, 다행히 도움을 주는 분들이 많아서 힘이 된다고 한다. 이번 대회 출전을 위해, 화순군에서 유니폼과 장비를 지원해줬다. 임 감독은 평소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정형찬 의원, 생활체육협의회 조준성 회장, 그리고 4년간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문정희 학부모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특히 클럽 팀을 지원해주는 에레아 코리아에 고마움을 전하는 한편, 가까운 곳에서 '대한민국클럽축구대제전'이라는 좋은 대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는 말을 남겼다.

"이 친구들 같은 경우, 멀리 나갈 일이 드물어요. 그런데 대회를 통해 서울 친구, 경기도 친구, 경상도 친구들을 다 만날 수 있는 거죠. 저도 아이들에게 그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이런 기회는 일생에 누가 해주지 않는 한 힘들다'고 그런 얘기를 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화순 어린이 축구교실은 작년 대회에서 8강에 머물렀지만, 인상적인 기량을 보여줬다. 실력의 비결을 묻자, 임 감독은 그저 아이들이 빠지지 않고 항상 나와서 열심히 운동한 결과일 뿐이라고 답했다.

작년 대회에서 5~6학년 학생들이 뜻밖에 8강까지 간 것이 기뻤다는 임 감은, 단지 예선만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클럽 팀들과 겨뤄서 8강까지 가면서 아이들이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아쉬운 것은 우승까지도 기대했던 1~2학년 부가 8강에서 탈락했다는 것. 먼저 득점을 했지만, 동점골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판정에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고. 작년에는 바운드가 큰 경기장 특성에 적응을 못한 점이 있었다고 판단, 올해에는 준비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 아이들과 지난 경기 비디오를 보면서 전의를 다지기도 한다고.

화순 어린이 축구교실은, 이번 대회에서는 3~4학년 부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유치원 때부터 4~5년간 같이 해온 친구들이 출전합니다. 이 친구들이 출전하는 3~4학년 같은 경우 4강안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3~4학년 부 선수들은 유치원 때부터 4~5년간 함께 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4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정도로 기량이 좋다. 특히 조용범, 장근하, 그리고 전병규, 전민규 형제 등은 엘리트 축구로 진출해도 될 만큼 실력이 출중하다고 한다.

번외로 열린 아빠리그에서는 우승했다는 말을 꺼내자, 임 감독은 웃으며 말했다.

"엘리트 했던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 아이들이 운동을 하니까 아빠들도 같이 따라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조기 축구팀이 벌써 15팀이 됩니다."

게다가 올 해는 예전에 선수 경험이 있는, 팀의 임원들도 아빠리그에 참가를 할 예정이라니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임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대회에 대한 각오를 내비쳤다.

"7월 초부터는 아침에 운동을 할 예정입니다. 아이들이 대회 있는 날까지 열심히 훈련해줬으면 고맙겠고요. 아이들이 다 같이 모여서 운동하는 걸 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그런 게 너무 고맙죠. 모두들 파이팅입니다."

[사진제공=화순 어린이 축구교실]
 



백종모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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