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채정연 기자] "이제 나만 남았네."
LG 박용택은 2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서 오랜만에 홈런을 신고했다. 지난해 9월 15일 한화전 이후 316일 만이자, 오래 기다렸던 시즌 첫 홈런이었다. 1점 차 아슬아슬한 리드를 하던 LG는 박용택의 투런으로 달아날 수 있었다.
경기 후 박용택은 "후반기 치른 2경기에서 팀이 승리했고, 필요할 때 홈런이 나와준 것 같아 기분 좋다"라고 홈런 소감을 전했다.
이날은 절친한 후배 이진영의 은퇴식 날이기도 했다. 이진영의 마지막 소속팀은 KT였지만, 9년 간 몸담았던 LG에서 팀 동료였던 박용택이 고별사를 낭독했다. 한 살 후배의 지난 노고를 치하하며, 앞으로 펼쳐질 야구인생 2막을 응원했다.
박용택은 "작년부터 이진영과 많은 이야기를 나눠왔기 때문에 은퇴가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면서도 "전광판에 (이진영의) 부모님이 나오고, 아이들이 시구하는 모습을 보니 또 다르더라"고 말했다.
직접 고별사를 준비했다는 그는 "읽으면서 울컥했다. 이제 정말 나 밖에 안 남았네, 했다. 지난해 정성훈, 이진영이 은퇴하며 다 없어지고 나만 남았다"며 아쉬워했다.
박용택에게 남은 현역 기간도 그리 길지 않다. 2020 시즌이 그가 스스로 정한 기한이다. 꾸준했던 박용택도 올 시즌 최근 몇 년 안에 가장 힘겨웠던 전반기를 보냈다. 부진과 팔꿈치 부상이 겹치며 1군과 2군을 오갔다. 46경기 타율 2할5푼5리 1홈런 18타점의 기록은 '10년 연속 3할 타자'인 박용택에게 아무래도 낯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박용택은 "달라진 건 없다. 다만 내일은 좀 더 낫길 바라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재활 기간 동안 모든 욕심을 다 버렸다. 유니폼 입는 남은 기간 동안 즐겁고, 건강하게 야구하고 싶다. 안타 많이 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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