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채정연 기자] "저 녀석을 어떻게 해야할지…."
롯데 양상문 감독에게는 고민이 있다. 프로 2년차 내야 유망주 한동희의 더딘 성장이 그것이다. 단순히 타격이, 수비의 성장세가 가파르지 않은 게 문제는 아니다. 근심 걱정 가득한 한동희의 표정을 볼 때마다 양상문 감독의 우려도 커진다.
한동희는 2018 신인 1차 지명에서 롯데의 선택을 받았다. 경남고 시절 '리틀 이대호'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타격 재능을 높이 평가 받았다. 롯데의 지속적인 약점으로 꼽혔던 3루 기대주로 꼽혔다. 데뷔 첫 해 89경기에 나서며 기회도 많이 받았지만, 결과가 썩 만족스럽진 않았다. 특히 수비 쪽에서 더 큰 성장이 요구됐다.
올 시즌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26일까지 37경기에 나서 타율 2할2푼3리 2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타격도 타격인데 실책이 8개다. 경기에 꾸준히 나서고 있지만 나아질 기미는 크게 보이지 않는다. 더그아웃과 그라운드에서 보이는 한동희의 모습은 자신감보단 위축되어 있는 듯 하다.
양상문 감독을 비롯한 롯데 벤치도 고민이 깊다. 양 감독은 "(한)동희의 나이 때라면 아무 걱정 없이 하고 싶은 대로 밝게 지내야 하는데 너무 걱정이 많은 얼굴이다"라며 아쉬워했다. 그 나이 대에 맞는, 좀 더 밝고 당당한 '신인의 패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팀의 기대치가 높지만 당장 성과를 내라는 뜻도 아니다. 양 감독은 "이대호처럼 잘 하라는 것이 아닌데"라며 "자책도 많이 하고,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멘탈적으로 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비교를 꺼리는 양상문 감독이지만, 이례적으로 동기인 강백호의 이름까지 꺼냈다. 양 감독은 "동희에게 '(강)백호를 봐라. 자기 마음대로 하지 않냐'고 했다"며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아직 한동희의 지도 방향은 잡지 못한 상태다. "코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 아예 방임을 해야할지, 혹독하게 케어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 중이다"라는 말 속에 깊은 고민이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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