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도 어느덧 25살을 맞았다. 야구는 자타공인 '기록의 스포츠' .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는 미국과 일본의 프로야구에 비해 역사가 짧은 관계로 기록이 풍부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이번에 소개 할 두 명의 선수는 무척 소중하다. 더군다나 '기록의 사나이'였던 장종훈마저 은퇴한 2006시즌에 이들의 기록은 더욱 빛날 것이다. 그 주인공은 한화의 송진우와 삼성의 양준혁.
멈추지 않는 송골매의 비행
▲ 통산 200승을 올해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송골매' 송진우
ⓒ 한화 이글스
1966년생. 한국 나이로는 41살이다. 더군다나 실제 나이는 호적상의 나이보다 1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8개 구단 감독 중 최연소인 삼성의 선동열 감독이 1963년생이니까 2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렇다. 한화의 '송골매' 송진우를 보고 있으면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없다. 송진우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던 선수들이 대부분 은퇴를 한 후 코치 생활을 하거나 야구장을 떠났지만 송진우만은 아직도 팀의 주축 선발투수로 활동하며 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송진우의 기록 중 가장 빛나는 기록은 역시 다승 부문이다. 송진우는 통산 559경기에 나서 193승을 기록하며 통산 다승 부문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직도 한 팀의 주축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2006시즌 중반쯤에는 대망의 200승도 달성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역투수 중 다승부문 2위(통산 4위)가 같은 팀의 정민철의 136승임을 감안할 때 당분간 송진우의 기록을 깰 수 있는 선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송진우는 제구력을 무기로 타자들을 제압하는 투수로 알려져 있다. 물론 젊은 시절에는 145km/h를 상회하는 빠른 공을 던졌지만 지금은 최고구속이 140km/h초반에 그친다.
하지만 면도칼같은 정확한 제구와 다양한 구질로 상대를 제압하고 있다. 이렇게 지금은 기교파 투수의 모습을 보이는 송진우지만 통산 탈삼진 부문에서도 당당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송진우는 통산 1847개의 삼진을 잡아내 2위 이강철의 1749개와 100여개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127⅔이닝을 던지며 결코 적지 않은 88개의 삼진을 잡아냈으며 내년정도에는 2000탈삼진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밖에도 송진우는 출장경기수에서 8위(559경기), 투구이닝 1위(2680이닝), 세이브 9위(102세이브), 최다패전 1위(135패) 등 대부분의 투수기록에 이름을 새기고 있다. 2005시즌이 끝나고 FA를 선언한 후 소속팀과 2년간 14억원에 계약하며 여전히 팀의 주축 선수임을 확인한 송진우. 2006시즌에도 송골매의 비행이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
2006시즌에는 즐거운 만세가 될 수 있을까
▲ 장종훈의 기록을 점차 갈아치우고 있는 양준혁
ⓒ 삼성 라이온즈
양준혁은 결코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만세타법'으로 타격을 한다. 하지만 2005시즌에 양준혁의 '만세'는 그다지 즐겁지 못했다. 비록 팀은 3번째 우승을 차지했지만(한국시리즈 2번째 우승) 정작 본인은 타율 .261, 13개 홈런에 50타점에 그쳤다. 양준혁의 예전모습, 그리고 그의 팬클럽 이름 '위풍당당'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당연할 것만 같았던 주전자리에서 점점 멀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양준혁은 지금 한국 프로야구 타격 부문의 기록들을 새로 써 나가고 있다.
양준혁은 장타자임과 동시에 교타자의 모습도 동시에 보인다. 프로야구에서 활동한 13시즌 중에 타율이 3할이 안됐던 시즌은 단 2시즌에 불과했으며 통산 타율은 .319에 이른다.
이러한 정교한 타격을 바탕으로 양준혁은 장종훈이 갖고 있던 통산 최다안타 기록을 지난해 갈아치웠다. 양준혁은 통산 1821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1771개의 안타를 남기고 은퇴한 '기록의 사나이' 장종훈의 기록을 넘어섰으며, 현역 2위인 현대의 전준호(1704개)와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2루타 개수도 355개를 기록해 331개를 기록한 장종훈을 넘어섰으며, 득점 역시 1048점을 기록해 1043개를 기록한 장종훈을 넘어섰다. 홈런은 296개를 기록하고 있어 몇 시즌을 꾸준히 활약해야만 장종훈의 340개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통산 1119개를 기록하고 있는 타점은 1145개를 기록하고 은퇴한 장종훈의 기록을 올 시즌 중으로 갈아 치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양준혁이 3할을 기록하지 못한 2002년과 2005년에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우승했다. 하지만 지난해의 부진을 씻고 예전의 활약을 보여주기를 누구보다 원하는 사람들은 삼성의 선수, 코칭스태프, 그리고 그의 수많은 팬들일 것이다. 송진우와 양준혁. 그들의 빛나는 수많은 기록들은 그와 소속팀의 자산일 뿐만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의 소중한 보물이기도 하다. 비록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향후 몇 년간도 꾸준히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한국 프로야구의 기록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