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선두 신한은행 접전끝에 69-64로 물리쳐.. 단독 4위 올라서구리 금호생명은 23일 구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금호아시아나배 2006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서 '터보가드' 김지윤(25점·8도움)의 활약에 힘입어 수차례 역전을 주고받은 접전끝에 신한은행을 69-64로 물리쳤다.
이로써 금호생명은 5승(7패)째를 올리며 이 날 경기가 없었던 신세계를 제치고 단독 4위로 올라섰다. 반면 신한은행은 4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리며 3패째(9승)를 기록, 2위 우리은행(7승4패)과의 승차가 한 게임 반으로 좁혀졌다.
수비에 초점을 맞춘 양 팀은 시종 물고물리는 접전을 펼쳤다. 서로 상대팀의 핵심을 철저히 사전 차단해 기선을 제압하려 했던 것. 금호생명은 신한은행의 전체득점의 40%를 차지하는 맥 월리엄스(20점·16튄공)를 철저히 막기 위한 수비를 준비해왔고, 신한은행은 금호생명의 공격의 시발점인 김지윤을 막기 위해 수비가 좋은 진미정(17점·3스틸)과 김분좌를 돌리며 그림자수비를 붙였다.
하지만 서로 준비해온 대비책에서 웃음을 지은 쪽은 금호생명이었다. 신한은행의 맥 월리엄스가 1쿼터에 2득점에 그친 사이 김지윤은 '터보가드'라는 명성에 걸맞게 빠른 발로 수비를 제치며 5득점과 2개의 도움을 기록한 것. 금호생명은 1쿼터 막판 이종애(14점·5튄공)의 연속 4득점으로 19-16으로 근소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신한은행 역시 녹록지 않았다. 1쿼터 꽁꽁 묶였던 맥 월리엄스가 2쿼터에서만 12득점을 뽑아내며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 쫓겼던 금호생명은 때마침 터져준 이언주의 3점포가 아니었으면 큰일났을지도 모를 분위기. 양 팀은 밖에서는 김지윤과 진미정이 활약하고 골밑에서는 케이티(11점·11튄공)와 맥 월리엄스가 득점을 주고받으며 전반전을 37-37 동점으로 마쳤다.
양 팀의 치열한 경기전개는 3쿼터 초반 금호생명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이종애와 김경희가 연속으로 버저비터 득점을 보탠 금호생명은 순식간에 점수차를 7점차로 벌리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팽팽하던 승부에서 한번 밀리면 무너지는 다른 팀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3쿼터 5분이 지날 동안 잠잠한 채 리드를 내어준 신한은행은 진미정이 일선에서 가로채기에 의한 속공과 3점포로 무섭게 반격을 하더니, 다급해진 금호생명을 상대로 부진한 전주원을 대신해서 들어온 2년차 최윤아가 공·수에 걸친 투지를 앞세워 막판에 과감한 레이업을 성공시키며 오히려 48-45로 역전한 채 3쿼터를 마친 것.
양 팀의 승부는 4쿼터에서도 치열했다. 신한은행은 맥 월리엄스가 아투를 꽂았고 금호생명은 김지윤과 이종애가 번갈아가며 맞섰다. 4쿼터 4분 남았을 무렵 점수는 58-58 동점이었다.
그러나 박빙의 승부를 펼치던 양 팀의 경기는 금호생명 김지윤의 손끝에서 서서히 갈리기 시작했다. 김지윤은 이종애의 골밑득점과 2분 18초에 터진 정미란의 천금같은 3점포를 돕더니 이후 터진 팀의 전 득점인 6득점을 책임지며 금호생명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신한은행은 3쿼터에 그랬던 것처럼 진미정이 순식간에 3점포와 자유투로 5점을 보태며 마지막 추격을 불태웠지만 종료 20초에 던진 맥 월리엄스의 3점포가 불발한 데 이어 마지막 한채진의 자유투가 1구만 들어가며 사실상 추격권에서 멀어져 패했다. 결국 금호생명은 경기를 69-63으로 마무리 지으며 올 시즌 신한은행과의 상대전적에서 2연패를 끊으며 첫 승리를 했다.
금호생명은 지난 신한은행과의 1, 2차전에서 빈공에 그친 3점포가 이 경기에서 50%(6/12) 의 성공률이 보여주듯 고비마다 잘 터져 분위기 반전을 꾀한 것이 주효했다. 골밑에서는 케이티-이종애 콤비가 괴력의 맥월리엄스를 상대로 4쿼터 한때 둘 다 파울트러블까지 몰렸지만 협력플레이로 잘 막아내며 팀 승리에 견인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상대의 타이트한 수비에 막힌 전주원의 부진 그리고 외곽포의 부진이 뼈아팠다.
박인규 KBS SKY 해설위원은 "금호생명이 1쿼터 많은 득점을 올리는 신한은행의 전력의 중심 맥 월리엄스를 잘 묶은 것이 결론적으로 승부를 흔들었다"며 금호생명의 승리이유를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