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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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챔피언스리그16강 좌절 / 박지성 교체출전

기사입력 2005.12.08 18:35 / 기사수정 2005.12.08 18:35

박범 기자

맨체스터의 전통이 결국 깨졌다.  지난 10년간 이어져온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의 대기록 전통을 벤피카전 패배로 지켜내지 못했다.

맨체스터는 8일(한국시간) 오전 4시 45분 포르투갈 리스본의 에스타디오 다 루즈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D조 벤피카와의 마지막 경기서 1-2로 아쉽게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되었고 박지성은 후반 교체 투입되었지만 별다른 활약없이 경기를 마쳤다.

맨체스터가 챔피언스리그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무려 10년 만의 일이며 이런 이유로 맨체스터 팬들은 오늘의 패배를 단순한 조별라운드 탈락을 넘어선 팬들의 신뢰를 저버린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팬들은 얼마전 세상을 떠난 '맨유의 전설' 조지 베스트를 기리기 위해서라도 이번 경기를 반드시 승리해주길 원했던 것.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경기초반엔 맨체스터가 비교적 손쉽게 풀어 나갔다. '뉴 캡틴' 게리네빌의 크로스를 폴 스콜스가 골로 연결하며 가뿐히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복병' 벤피카는 호락호락하게 맨체스터를 놔주지 않았다. 10여분뒤 넬슨의 크로스 이어받은 지오바니의 감각적인 다이빙 헤딩슛과 34분경 터진 베투의 강력한 중거리슛을 통해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하며 전반을 마친 것.

이어진 후반. 맨체스터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며 결정적 찬스를 몇차례 맞이했지만 번번히 골로 연결하지 못했고, 반면 벤피카는 선수비 후역습을 적절히 이용하여 맨체스터의 추격을 적절히 차단했다. 맨체스터의 선수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다급한 모습이 역력했고, 경기 막판엔 실베스트레와 퍼디난드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하프라인을 넘어 공격에 치중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며 역시 다급해진 퍼거슨 감독은 후반 15분과 20분경 사하, 박지성을 차례로 투입하며 경기의 최후 승부수를 띄웠지만, 아쉽게도 추가골을 기록하지 못하며 경기를 마쳐야만 했다.

같은 시각 벌여진 비야레알과 릴의 경기가 비야레알의 승리로 끝남에 따라 맨체스터는 비기기만해도 16강 진출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지만 이날 벤피카 원정의 패배로 D조 최하위를 기록하며 챔피언스리그 명성에 오점을 남겼다.

경기 직후 갖은 인터뷰에서 퍼거슨은 오늘 경기의 패전요인을 '전반전 공격 주도권을  빼앗긴 것'이라고 밝혔고, '동점골을 향한 선수들의 초조함이 독이 되었다'고 말하며 '벤피카가 승리할 만한 경기였다. 그러나 비겼더라면 더욱 공평했을 경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올드 트레포드에서 부진이 결국 이곳까지 이어져왔다. 16강 진출에 실패는 상당히 실망스럽다'고 말하며 오늘 경기를 평가했다.

이날 경기를 통해 퍼거슨경의 지위도 상당한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지난 세월 쌓아온 맨체스터의 전통을 자신의 손으로 무너뜨리는 격이 되었고,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부진이 불러온 후폭풍이 갈수록 심해질 전망. 지난 미들스브로 전 패배이후 급격히 지위가 흔들리던 퍼기경은 올시즌 대대적인 사퇴설에 맞서 싸우고 있어 한경기 한경기가 그에겐 소중한 경기들이다. 그러나 오늘 경기를 통해 다시금 피어나는 퍼기경 사퇴설과 새로운 감독의 영입설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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