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2.16 08:25 / 기사수정 2009.12.16 08:25
- 가능성만 보였던 올림픽 금메달의 꿈, 이제 실현?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50여일 앞두고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은 자신감에 차 있다.
2009-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 스케이팅 월드컵에서 거의 모든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올림픽에서의 전망을 밝게 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끝난 월드컵 5차 대회에서 한국은 '맏형' 이규혁(서울시청)이 500m 1,2차 레이스를 모두 석권하는 등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를 따내는 성적을 냈다. 특히, 한국신기록 행진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모두 5개가 새로 작성되고, 2개가 기존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빙상 스프린터들이 모인 대회에서 이같은 성과를 낸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더욱이 월드컵 5차 대회까지 성적을 합산해 확보할 수 있는 올림픽 출전권도 역대 최다인 16장(남녀 각각 8명씩)을 따내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중에는 팀 종목인 팀추월 출전권도 들어 있어 올림픽 출전 기준 기록을 통과하면 추가로 선수 선발도 할 수 있게 됐다.
물오른 남자 선수들...이규혁-이강석 '눈에 띈다'
그야말로 '물이 오른'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는 바로 이규혁이다. 5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있는 이규혁은 그동안 이루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 획득의 한을 풀기 위해 이를 악물고 있다. 가장 나이가 많음에도 실력은 전성기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다.
이규혁이 이번 월드컵 시즌에서 거둔 성적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다. 특히 단거리 종목인 500m에서 세 대회 연속(4차 대회 2차 레이스, 5차 대회 1-2차 레이스)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연속 세번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 시즌에 이규혁이 유일했다. 또한 1000m에서도 두 대회 연속 은메달을 따내는 등 꾸준하게 성적을 내고 있어 내심 2관왕도 노려볼 수 있을 정도다.
이규혁의 든든한 후배이자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이강석(의정부시청, 사진▲)도 작년의 부진을 씻고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부상 때문에 한동안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이강석은 1차 대회 남자 500m 첫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린 뒤, 꾸준하게 제 페이스를 찾고 있다. 현자 500m 세계 랭킹은 이규혁(521점)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1위(523점)에 올라 있다. 기분 좋게도 한국 선수가 500m 세계 랭킹 1-2위에 올라 있는 것이 흥미롭다.
잠재적인 메달 후보로 거론되는 모태범(한국체대)의 상승세도 좋다. 20살의 신예, 모태범은 중거리 전문 선수로 이번 월드컵 2차 대회 1000m에서 처음으로 3위에 입상하는 등 날로 실력이 늘고 있다. 최근에 열린 5차 대회 1500m에서는 2년 9개월 묵은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우고 또 하나의 동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500m에서도 서서히 제 실력을 보여주며 많은 기대를 모으게 하고 있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해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이승훈(한국체대)의 활약도 그냥 넘길 수 없는 부분 가운데 하나다. 스피드 스케이팅에 입문한 지 5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이승훈은 남자 5000m에서 3차례나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6분 14초 67의 개인 최고 기록을 보유하며, 입문 때보다 무려 10초 이상 기록을 단축시킨 이승훈은 세계 5위권 성적을 어느 정도 기대하고 있다.
여자팀의 든든한 간판, 이상화
여러 명의 남자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면 여자팀에는 이상화(한국체대)가 있다. 여자 단거리 간판인 이상화는 최근 월드컵 4,5차 대회에서 잇따라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며 초반 부진했던 페이스를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그것도 올해 초에 작성한 기록(37초 80)보다 무려 0.56초 단축한 37초 24까지 끌어내린 것이 고무적이다.
무엇보다 꾸준한 성적, 기록이 그녀의 두번째 올림픽 도전 성공을 높이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독일의 예니 볼프, 중국의 왕 베이싱이 37초대 초반을 매 대회마다 찍어내면서 1,2위를 나눠 갖다시피 하고 있지만 최근의 기록 향상을 놓고 보면 이상화도 3위에서 1,2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은 여전히 충분하다.
월드컵에서의 성적은 '역대 최고 수준'이었지만 방심하기에는 이르다. 특히 단거리의 경우, 당일 컨디션에 따라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기에 올림픽이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전 올림픽보다 향상된 선수들의 기량,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분위기만큼은 분명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남은 기간동안 상승세인 페이스를 유지하며 최상의 준비를 통해 사상 처음으로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는 위업을 달성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 [빙속] 이규혁, 이틀 연속 금메달…이상화-이승훈-노선영 한국新
[사진ⓒ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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