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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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 Letter] '위기'의 아스날, 여전히 '빅4'인 이유

기사입력 2009.08.14 02:21 / 기사수정 2009.08.14 02:21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핫 이슈는 아무래도 '빅 4의 붕괴'가 현실로 이루어지느냐의 여부이다. 사실 말이 좋아서 '빅4의 붕괴'라고 표현했지 달리 해석하면 맨체스터 시티를 비롯해 토트넘 에버튼 등에 아스날이 붕괴될 것이냐가 더 옳은 표현일 것이다.

빅4의 다른 멤버인 맨유와 리버풀, 첼시도 전력이 약화되어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고 견제 세력인 맨체스터 시티와 에버튼, 토트넘, 아스톤 빌라 등은 나름대로 알찬 영입으로 전력을 다져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맨유와 첼시, 리버풀은 전력 보강에 힘쓰며 출혈을 메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큰 위협을 받을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다른 빅4에 비해 아스날이 더 불안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이미 아스날은 지난 시즌 아르샤빈의 활약과 부상 선수들의 복귀가 아니었다면 이변의 희생양이 되었을지도 모르고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한 번 4위 밖으로 밀려날 것이냐에 대한 토론이 오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아스날의 공수의 핵심 역할을 해줬던 아데바요르와 투레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했고 그에 걸맞은 영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줄곧 지적받아 왔던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파트너도 아직 찾지 못하고 있으며 경험이 풍부한 리더가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이런 이유들로 비관적인 전망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고 많은 전문가가 올 시즌에는 아스날이 빅4에서 물러날 시기가 되었다고 평가한다.

그렇다면, 아스날이 과연 무너질까? 리그가 진행되어봐야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아직까지 아스날은 아스날이다. 솔직히 우승이 쉬워 보이지는 않지만 많은 이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빅4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아데바요르 없는 공격진? 큰 문제 없다

물론, 아데바요르는 앙리가 떠난 뒤 몰라보게 발전하며 아스날과 EPL을 대표하는 대형 공격수로 성장했다. 아데바요르는 올 시즌 부상만 없다면 20골 정도는 충분히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그러나 그에 비해 게으르고 욕심이 많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를 대체할 양질의 선수가 충분하다는 점이다.

반 페르시는 지난 시즌에도 홀로 공격을 이끌다시피 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 에두아르도는 부상에서 복귀 예정이며 벤트너도 지난 시즌의 경험을 살린다면 아데바요르 못지않은 성장 가능성을 갖춘 선수다. 또한, 나날이 발전하는 월콧과 적응을 마친 아르샤빈도 공격수로서 아데바요르 못지않은 역량을 갖췄다.

아스날은 굳이 아데바요르가 없어도 이미 포워드진이 풍부하다. 양뿐만 아니라 설령 아데바요르가 아스날에 남았더라도 주전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질적으로도 우수한 공격수들로 과포화 상태다.

투레 이적에 의한 수비불안? 있어도 마찬가지

자원이 넉넉한 공격에 비해 수비는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투레가 남아 있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투레가 지난 몇 년간 아스날 핵심 수비수였지만,  2~3년 전부터 기량이 조금씩 하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눈에 띄게 부진했으며 갈라스와 불화로 팀워크에 균열을 일으켰다. 서서히 기량이 감소하는 투레를 1,500만 파운드에 판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아스날에 득이 되는 결정이다.

다만, 검증되지 않은 베르마옐렌과 임대 복귀한 센데로스가 못 미더운 것이 사실이지만 앞서 지적했듯이 투레가 남았더라도 어차피 수비는 보강했어야 했다.

파브레가스 파트너? yes, 단 파브레가스의 부상이 없어야

파브레가스의 파트너 부재는 확실히 개선해야 할 문제다. 플라미니 이적 이후, 데니우손, 송, 디아비 등이 파브레가스의 파트너로 나섰으나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상대에게 중원을 내주는 경향이 종종 있었다. 그렇지만, 아스날 중원의 부실함은 파브레가스가 부상으로 결장한 시기에 두드러졌다. 위의 세 선수가 플라미니의 공백을 잘 메워주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파브레가스의 부재가 더욱 뼈아팠다. 물론 올 시즌 좋은 성적을 위해서는 파브레가스의 안정적인 파트너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희망적 요소

반면, 아스날에는 희망적인 요소가 많다. 팀의 에이스이자 주장인 파브레가스는 아직 22세에 불과하지만 기량이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또한, 어린 나이답지 않게 뛰어난 리더쉽과 풍부한 경험을 갖췄기 때문에 본인보다 더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시즌 아스날의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바로 에두아르도, 로시츠키의 부재였다. 이 두 선수의 공백에 아스날은 선수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고 또 다른 부상자들의 속출로 인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이제 두 선수가 곧 부상에서 복귀한다. '피치 위의 모짜르트' 로시츠키는 최근 가벼운 부상을 당했지만 이미 큰 부상에서 회복했고 에두아르도도 출전 날짜만 기다리고 있다. 이 둘의 가세는 단순히 공격과 미드필더가 복귀하는 것이 아니라 전술적인 다양함까지 끌어낼 수 있다.

유치원 아스날에서 88년생 벤트너와 89년생 월콧은 어느새 주전에 가까운 선수가 되었다. 그리고 이들보다 더 어린 램지, 월셔, 벨라 등의 눈부신 성장은 아스날 스쿼드에 깊이를 더해준다.  특히 월셔는 에미레이츠컵에서 17세같지 않은 성숙한 볼터치 기술과 완숙미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잉글랜드의 메시'로 주목받고 있다.

벵거에 대한 믿음

알렉스 퍼거슨이 맨유의 절대권력자라면 아스날에서 아르센 벵거의 존재 역시 절대적이다. 그는 재미없는 아스날에 아름다운 축구를 불어넣었으며 그와 동시에 뛰어난 성적까지 이끌어냈다. 비에이라, 앙리, 훌렙, 플라미니 등이 모두 팀을 떠났어도 벵거가 있었기에 지금의 아스날이 유지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5년간 트로피를 얻지 못했다고 비난하는 팬도 더러 있지만 벵거가 없었다면 트로피는커녕 챔피언스리그 진출조차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아데바요르와 투레를 미련없이 보낸 것도 '교수님'의 머릿속에는 분명한 계산이 깔려있을 공산이 크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과제는?

아직 이적 기간이 2주 넘게 남아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분명히 보완해야 할 부분은 존재한다. 수비적 성향의 미드필더의 영입은 옵션이 아닌 필수다. 데니우손과 송, 디아비는 그런 역할을 맡기기에는 너무 공격적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팀을 살펴본다면 위대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존재했다. 프랑스의 중원에는 데샹에 이어 마켈레레와 비에이라가 있었고 둥가는 브라질을 이끌었다.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맨유와 아스날에는 로이 킨과 비에이라가 팀의 주장이자 핵심으로 소속팀을 정상급 팀으로 이끌었다. 지금 아스날에는 그런 선수가 필요하다.

갈라스와 호흡을 맞출 수비수의 영입도 고려해 볼 만하다. 실베스트레는 기본적으로 실수가 많은 선수이며 센데로스 역시 미덥지 못하다. 베르마옐렌이 리그 초반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문제지만 빅리그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마도 개막 이후 추가 영입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사진 (c)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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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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