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7.02 02:56 / 기사수정 2009.07.02 02:56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화요일과 수요일에 벌어진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일전은 그야말로 용호상박, 일진일퇴의 공방전이었다. 먼저 득점하여 도망가면 따라가고 역전하면 다시 재역전하는 드라마 같은 명승부로 관중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7월의 첫째 날인 수요일의 경기는 의미 있는 양팀의 두 용병타자의 홈런으로 잠실 구장의 하늘에 수를 놓았다.
먼저 기선을 제압한 것은 LG 로베르토 페타지니의 1회 터진 3점 홈런이었다. 전날 상대 수비의 실책성 플레이에 편승하여 대역전극을 이뤄낸 좋은 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중요한 홈런이었다. 그리고 최근 쾌조의 모습으로 연일 호투를 펼치고 있고 최근 5월 26일 LG 전에서 완봉승을 기록하며 LG 전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롯데 선발 장원준을 상대로 한 홈런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위기 뒤의 찬스'라는 말이 있듯 1회 초 무사 1,2루의 위기에서 실점을 하지 않고 곧바로 LG에 찬스가 왔다. 1회 말 1사 1,3루에서 타석에 등장한 페타지니는 1스트라이크 3볼의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장원준의 바깥쪽 흘러나가는 공을 그대로 밀어쳐 좌월 선제 3점 홈런을 작렬시켰다.
페타지니의 20호 홈런은 팀에 있어서도 매우 의미가 있는 홈런이었다. 바로 1999년 이후 10년 만에 20호 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1999년 이병규와 김재현이 각각 30개와 21개의 홈런을 기록한 이후 여태껏 20호 이상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그만큼 LG는 소총부대로서 항상 '슬러거 부재'라는 문제를 안고 가야만 했다. 페타지니의 20호 홈런으로 드디어 LG도 그간 항상 문제시되어 왔던 거포 부재의 당면과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페타지니의 선제 3점 홈런으로 앞서가던 LG였지만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롯데의 타선을 그리 녹록지 않았다. 서로 치고받는 난타전 속에 7회 말까지 4-4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양쪽 불펜진이 총 가동되고 있던 8회. 이번에는 롯데의 카림 가르시아가 '해결사 본능'을 주체하지 못하며 팀에 큰 선물을 안겼다. 8회 초 선두타자 홍성흔이 우전안타로 출루했고 후속 타자로 나선 가르시아는 초구 정찬헌의 밋밋한 바깥쪽 높은 공을 그대로 잡아당겨 결승 홈런을 기록했다. 방망이에 맞자마자 바로 넘어갔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호쾌한 타구였다.
얼마 전까지 변변치 않은 활약으로 '퇴출설'을 항상 몰고 다닐 정도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던 가르시아였다. 하지만,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가르시아의 타순을 자주 변경해가며 최적의 타석을 찾기 위해 골몰하는 등의 전폭적인 무한 신뢰를 보내는 것에 부응이라도 하듯 전날 실책성 플레이로 인한 허무한 패배로 인한 팀의 사기저하를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의미 있는 홈런을 날렸다.
양팀 두 용병의 의미 있는 홈런으로 난형난제의 극적인 승부로 3연전의 마지막 경기를 남긴 가운데 1승 1패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과연, 이 알 수 없는 승부의 향방의 끝은 어디일까?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페타지니와 가르시아의 '해결사 능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관련 기사] ▶ [박형규의 클리닝타임] LG 페타지니의 '이 남자가 사는 법'
[사진=(C) 카림 가르시아 (롯데 자이언츠 공식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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