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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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훈, K-1과 여전한 유대 관계 과시?

기사입력 2009.06.18 12:18 / 기사수정 2009.06.18 12:18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2006년 K-1 히어로스 -85kg 토너먼트 우승자 아키야마 요시히로(한국명 추성훈, 한국계 일본인 4세)에게 K-1은 어떤 존재일까?

추성훈의 종합격투기(MMA) 전적 12승 1패 2무효는 모두 K-1 주최사 FEG의 단독 혹은 공동주관 대회에서만 기록한 것이다. 2004년 FEG의 연말대회이자 연중 최대행사인 다이너마이트를 통해 데뷔, FEG의 MMA 대회 K-1 히어로스와 드림에서 주로 활동했다.

그러나 작년 드림 2경기를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 추성훈은 FEG 연중 최대행사인 연말대회 다이너마이트 참가를 놓고 협상했으나 결렬됐다. 작년 11월 15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UFC 91을 직접 관람하고 12월 10일 UFC 한국 중계권을 가진 IB스포츠를 방문하는 등 탈 FEG·친 UFC 행보를 가시화했다.

이에 FEG 대표 다니가와 사다하루(만 47세, 일본)는 일본 데일리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추성훈에게 정나미가 떨어졌다. 단체에 대한 애정이 없다"는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금지된 로션 사용으로 징계를 받은 과거를 상기하며 "추성훈이 우리에 폐를 끼친 적도 많다"면서 불쾌함을 드러냈다. 작년 12월 23일 한국 중앙일보는 추성훈이 단체 최고대우를 요구하여 FEG와 관계가 악화했다고 전했다.

새해가 되면서 그동안 FEG가 후원했던 추성훈 공식홈페이지가 폐쇄되고 개인 블로그 형식의 독자적인 사이트가 개설됐다. 양측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듯한 분위기였고 결국 2월 24일 UFC는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추성훈 영입을 발표했다. 추성훈은 3월 3, 4일 일본, 한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UFC와 6경기 계약을 맺었음을 밝혔다.

현재 추성훈은 7월 11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만달레이 베이 이벤트센터(만2천명수용규모)에서 열리는 UFC 100 -84kg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6월 8일 UFC 일본 중계사인 유료위성방송국 WOWOW가 야후 재팬을 통해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서 추성훈은 “일본 격투기 부흥을 위해 도전을 택했다.”라며 UFC 계약 이유를 밝혔다.

현재 일본 격투기의 주류는 입식타격기 K-1과 종합격투기 드림이라는 두 대회를 주최하는 FEG다. 6월 12일 K-1 창시자 이시이 가즈요시(만 56세, 일본)의 자서전 출판 기념회에는 격투기·정치 관계자 등 500명이 참가했는데 이 중에는 추성훈도 있었다.

이날 추성훈은 당연히 참석한 다니가와를 만나 너무도 반갑게 인사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찍히기도 했다. UFC 진출 과정에서 FEG와 감정이 상한 것으로 국내에 알려진 것과는 너무도 다른 상황이다.

그러나 추성훈은 UFC 계약 이후 줄곧 ‘일본 격투기의 부흥’을 외치고 있다. 미국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일본격투기의 분위기를 돋우겠다는 추성훈의 발언은 FEG 입장에선 듣기 싫은 소리가 아니다.

추성훈이 일본격투기의 대표를 자임한 것은 이전에도 있었다. 작년 9월 23일 드림 6에서 도노카 마사노리(1승 2패, 일본)와 대결한 추성훈은 대회를 앞두고 대진 미정이었던 2003년 중앙아시아경기대회 권투 +91kg 2위 세르게이 하리토노프(16승 4패, 러시아)의 상대를 자처한 바 있다.

1일 2경기, 즉 도노카전과 함께 하리토노프와도 싸우고 싶다는 뜻을 밝힌 추성훈은 “일본인이 무시당하는 것 같아 뭔가 보여주고 싶다.”라며 외국 강자와 맞서는 일본대표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FEG 입장에서 자사 주최 대회에서 격투기 선수로서 성장한 추성훈이 UFC에서 성공하는 것 역시 긍정적이다. 추성훈의 UFC행이 기정사실이 되자 다니가와는 “UFC에서 추성훈을 잘 키워줬으면 한다. 강인해져서 다시 일본에 돌아오길 바란다.”(2월 27일)라고 격려를 하거나 “스포츠에 필요한 것은 세계규모의 시장·10대·여자, 그리고 악역이다. 그러나 악역 추성훈은 떠나버렸다.”(3월 10일)라는 말로 미련을 보이기도 한다.

추성훈이 UFC를 택한다고 해서 FEG, 나아가 일본 격투기와 관계가 단절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단견이다. 추성훈과 다니가와의 반가운 인사는 단지 언론의 카메라를 의식한 연극이 아니다. 추성훈에게 FEG는 자신이 일본대표라 호언장담할 수 있는 기반이다. 또한, 추성훈은 UFC 성공 여부에 따라 FEG의 자랑거리 혹은 다시 돌아올 보험 같은 존재가 된다.

미국 무대에 진출하면서도 항상 '일본격투기 부흥'을 말하는 추성훈. 이는 자신의 일본 입지의 유지는 물론이고 UFC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자국의 다양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영리한 언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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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07년 K-1 히어로즈에 출전한 추성훈ⓒ엑스포츠뉴스DB]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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