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20 07:27 / 기사수정 2009.04.20 07:27
대표팀에서 중국이 한국을 1978년부터 한 번도 못 이기자 '중국이 한국을 두려워하는 증세'라는 말로 '공한증'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공한증'에 치를 떠는 중국은 매년 한국을 이기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 중이지만 쉽게 그 '공한증'을 깨지 못했다. '공한증'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중국 축구가 한국 축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공중증'이라는 말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공중증'은 클럽 축구로 눈을 돌리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 챔피언스리그 3차전에서 한국은 중국팀을 상대로 홈에서는 2연승을 거두었지만, 원정에서는 2연패를 당했다.
'공중증'은 중국 원정경기에 해당하는 말이다.
▶ 02-03시즌부터 시작된 중국원정의 악몽
02-03시즌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과 '아시아클럽 위너스컵'이 통폐합되며 탄생한 현재의 AFC 챔피언스리그. 한국은 통폐합된 첫 대회부터 중국원정에서 쓴맛을 보았다. 2003년 다롄과의 중국원정경기에서 3-1로 패배하고 만 것이다. 성남은 조 2위로 밀리며 조 1위만 다음 라운드 진출을 허하는 대회 규정의 희생양이 되었다.
다음해 FA컵 우승자격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나선 전북은 02시즌부터 09시즌까지 유일한 중국원정 승리인 상하이 원정 1-0 승리의 기록이 있다. 하지만, 상하이는 2월 22일부터 28일까지 'A3 챔피언스컵'에 나서야 했기에 챔피언스리그에서는 2진 선수들을 투입했었다. 당시 전북 감독이었던 조윤환 감독은 "너무 불만족스럽던 경기였다.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해이해진 것 같다."라며 얼굴을 붉힌 바 있다.
05년은 수원에 있어 충격적인 기록으로 남은 중국 원정이다. 수원은 챔피언스리그 5차전까지 5전 전승으로 8강 진출이 기정사실화되는듯했다. 하지만, 선전 원정에서 1-0 패배를 당하며 득실에서 앞서고 승점에서 같았지만 승자승 원칙이 우선으로 적용되어 '8강 진출 실패'라는 쓴 잔을 마시고 만다. 06년에는 전북이 중국팀을 조별리그에서 한차례 8강에서 한차례 만났었지만, 승패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패배였고, 홈에서는 2경기 모두 승리를 거뒀기에 어느 정도 체면치레는 됐었다.
07년에는 성남이 산동 원정에서 2-1로 패배했지만, 역시 대세에는 영향을 못 미쳤고 성남이 홈에서 3-0으로 되갚으며 8강에 올랐던 이력이 있다. 작년에는 포항이 장춘 원정에서 1-0으로 패배하며 챔피언스리그 순위경쟁에서 사실상 포기한 모습을 보여줬었다.
한국팀들은 번번이 중국원정에서 덜미를 잡혔는데, 올해에도 악몽의 중국원정은 계속됐다. 수원이 상하이에 2-1로 패배했고, 서울은 산동에 2-0으로 완패를 당했다. 그렇기에 3차전에서 나란히 중국팀에 승리를 거둔 포항과 울산이 중국원정 징크스를 깨 주기를 바랄 뿐이다.
물론 16강과 8강에서도 중국팀을 만날 수 있겠지만 대진상, 이 경기가 마지막이 될 수 있기에 쉽지 않은 일이다. 포항과 울산이 승전보를 전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승리의 의지가 강한 중국
챔피언스리그의 확대개편으로 더는 'A3 챔피언스컵'을 볼 순 없지만 마지막 대회였던 2007년 대회에서 중국의 의지는 대단했다. 개최국이었던 중국은 중국축구협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대회에 나섰다. 중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상하이 선화와 산동 루넝이 출전했다. 중국 대표팀은 당시 미국 전지훈련 중이었고, 올림픽 대표팀은 프랑스 툴롱컵에 참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상하이와 산동에서는 대표선수를 차출하지 않고 두 클럽에 A3 대회에 집중하라는 특명을 하달했다. 당시 산동은 정즈, 리레이레이, 조하이빈, 한펑이 상하이는 두웨이, 순시앙, 리웨이펑 등의 대표급 선수들이 있었다. 결국, 중국은 대회의 우승과 준우승을 석권했다. 클럽 축구만큼은 한국과 일본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중국의 집념을 엿볼 수 있었던 좋은 예시였다.
▶ 중국원정이 힘든 이유
중국원정이 쉽지 않은 이유는 일단 공한증을 클럽축구에서는 탈피하자는 중국의 노력이다. 위에서 말한 'A3 챔피언스컵'의 예가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중국은 대표팀에서 한국을 이겨보지 못한 설움을 클럽 축구에서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잔디상태가 K-리그와는 달라 적응에 애를 먹는 것이 이유다. 우리가 중국원정에서 고전하듯 중국 역시 한국원정에서 고전하는 이유다. 중국팬들의 열광적이고 극성인 응원에 한국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마지막으로 중국축구는 지금도 한국축구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배우려 하고 있다. 아시아쿼터제로 리웨이펑(수원)과 펑샤오팅(대구)이 자발적으로 한국에 뛰어든 것이 좋은 예다. 우리나라 선수인 김은중(창사)과 안정환(다롄)의 중국진출의 그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포항과 울산은 이제 중국원정 징크스를 깨기 위한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변수로 쉽지 않은 승부가 되겠지만 포항과 울산이 한국을 대표하는 팀인 만큼 가진 기량을 십분 발휘하여 명승부를 펼쳐주었으면 한다.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