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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조 리뷰] 러시아, '2002년의 향수'를 자극하다

기사입력 2008.06.30 00:17 / 기사수정 2008.06.30 00:17

이현석 기자
 
[엑스포츠뉴스=이현석 기자] 진정한 죽음의 조는 D조였던 것일까? 대회 시작 전 죽음의 조로 불리던 C조의 팀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한 가운데 D조에 속해있던 스페인, 러시아가 좋은 모습을 보이며 4강에 진출하였다.

히딩크 매직을 앞세운 러시아는 3위를, 무적함대 스페인은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반면, 지난 대회 우승팀 그리스는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3패로 스웨덴과 함께 조별 예선에서 탈락하였다.

스페인 무적함대, '48년 만의 우승컵'을 거머쥐다

징크스도 승리의 여신 니케(NIKE)앞에선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스페인이 무려 48년간 이어진 ‘메이저대회 징크스’를 훌훌 털어버리고 유럽 최강자의 자리에 올랐다. 스페인은 조별예선 3경기를 포함해 무려 6연승을 달리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고집쟁이’ 아라고네스 감독은 유로 2008 최종 명단에서 라울을 제외하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라울이 빠진 공격진은 상대방을 ‘난타’하며 자신들을 선택한 아라고네스 감독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스페인은 대회 시작 전 약점으로 지적받던 피지컬의 한계와 수비진의 불안을 잘 극복했다. 특히, ‘피지컬을 뛰어넘은 기술’을 보이며 러시아를 2번 상대해 모두 큰 스코어(4-1, 3-0)로 이기고 피지컬의 최강자인 독일마저 무너트렸다. 또한, 조별 예선에서 보여준 불안한 수비진은 경기가 거듭될수록 좋은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며 상대팀의 창끝을 무디게 만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친 비야는 소위 말하는 빅 클럽의 최대 관심사가 되었다. 첼시, 리버풀, 아스날, 바르셀로나 등이 비야를 영입하기 위해 벌써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2002년 한국의 향수를 자극하다."

이번 유로 대회의 최대 화두는 러시아였다. 러시아는 히딩크의 지휘 아래 훌륭한 모습을 보이며 3위를 기록하였다. 히딩크의 러시아는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하는 압박으로 상대팀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러시아는 스페인과의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4-1로 패하며 예선 탈락의 그림자가 어두워져 왔다. 다음 경기에서 히딩크의 믿음으로 뭉친 러시아는 그리스를 1 대 0으로 격파하고, 아르샤빈이 복귀한 스웨덴전에서 2-0으로 깔끔한 승리를 거두면서 8강에 진출하였다.

히딩크의 ‘2008 러시아’는 ‘2002 대한민국’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23명의 모든 선수들이 90분 동안 뛸 체력을 가졌으며, 상대 진영에서부터 시작되는 압박은 상대팀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2002년의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얼음장' 조직력은 어떤 팀을 상대로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네덜란드와의 8강전은 러시아의 그러한 모습이 확연히 드러난 경기였다. 러시아는 네덜란드를 전반 초반부터 압박했다. 그 결과 네덜란드는 페이스를 잃으며 경기내내 끌려다니며 3-1로 패하고 말았다.

러시아전이 끝난 후 네덜란드의 판 바스텐 감독은 "러시아는 체력이 뛰어났다. 또한, 효율적인 경기운영을 하였다. 러시아가 충분히 승리할만한 경기였다."라며 러시아의 전력을 높이 평가했다.

유로 2008의 돌풍 주역이었던 러시아 대표팀 선수들은 많은 유명 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히딩크 매직의 ‘선봉장’ 안드레이 아르샤빈은 대회가 예선에서 단 1경기를 뛰었지만 예선 직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아스날, AC 밀란, 바르셀로나 등이 아르샤빈에 관심이 있는 상황이다.

스웨덴 '바이킹 군단, 부상이 뭐 길래?'

스웨덴은 유로 대회에서 약한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이며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다. 스웨덴은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며 8강 진출이 유력시되었으나, 스페인과 러시아에 연거푸 패하면서 8강 진출의 꿈은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스웨덴이 탈락한 가장 큰 원인은 다름 아닌 부상이다. 대회가 시작하기 전 에드만, 융베리, 린데로트가 부상을 당하며 대회에서 큰 활약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또한, 그리스와의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주전 미드필더 빌헬름손이 부상을 당하며 잔여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되었다. 스페인전에서는 이브라히모비치가 동점골을 기록한 후 부상을 당하며 1-1이던 경기를 아쉽게 2-1로 패하였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은 자연스레 경기력 하락으로 이어졌다.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패한 후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 스웨덴의 라예르베크 감독은 "러시아가 많은 기회를 만들었던 반면에 우리는 아무 위협도 하지 못했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부상으로 제 실력을 보이지 못한 스웨덴에겐 이번 대회가 통한의 대회가 될 것이다.

그리스 “무너진 디펜딩 챔피언의 꿈”

단순한 운이었던 것일까? 지난 '유로 2004'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그리스는 스웨덴에 2-0으로, 러시아에 1-0으로, 스페인에겐 2-1로 패하면서 단 1경기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쓸쓸하게 짐을 싸야 했다. 그리스의 수비지향적 전술은 어느 팀에게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그리스는 지난 대회에서 보여준 역습에 이은 득점을 보여주지 못하며 3경기에서 단 1득점만을 성공시키는데 그쳤다. 오토 레하겔 감독은 "우리는 독일처럼 좋은 공격자원이 없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그리스는 수비수 5명과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을 배치하며 상대팀의 찬스를 줄였다. 그럼에도, 지나치게 수비에 치중한 모습은 그리스 스스로 찬스를 줄이며 몰락하고 말았다. 스페인과의 마지막 경기를 끝낸 후 레하겔 감독은 "우리 팀에게는 득점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라며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사진C = 유로 2008 공식 홈페이지]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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