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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전 16기' 롯데, 349일만의 NC전 승리로 얻은 것

기사입력 2017.04.01 20:41 / 기사수정 2017.04.01 22:13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창원, 채정연 기자] 롯데가 기나긴 NC전 연패의 터널을 벗어났다. 무려 349일이 걸린 승리였다.

롯데 자이언츠는 1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2차전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이날로 롯데의 NC전 연패는 '15'에서 마감했다.

롯데가 거둔 1승은 단순한 1승 이상이었다. 지난해 4월 17일 마산 NC전 승리 이후, 패배의 굴레는 2017 시즌 개막전까지 이어졌다. "이길 때가 됐다"던 이대호의 말은 뒤집어 이야기하면 그간 롯데 쌓은 너무 많은 패배를 방증했다.

긴 패배는 하나의 신드롬이 됐다. 이겨야한다는 부담감은 오히려 선수단에 독으로 작용했다. 선취점을 내고 잘 풀어가던 경기도 꼬였고, 또다시 패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느그가 프로가?'라는 자조 섞인 문구에도 승리는 멀기만 했다. 한 팀에게 15패를 기록하며 가을야구는 멀어졌고, 경남 지역에 함께 자리한 지역 라이벌인 탓에 팀도 팬들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이대호 복귀'라는 천군만마를 얻었다. 이대호의 가세는 단순 베테랑의 합류를 넘어서, 그라운드의 구심점을 만들었다. 이대호는 개막전을 앞두고 "연승을 이어 온 NC가 오히려 부담될 것"이라며 자신있게 맞설 것을 다짐했다.

그러나 시즌 첫 경기에서도 롯데는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이대호가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의 원맨쇼를 벌였지만 불펜의 실점과 타선의 침묵으로 1점 차 석패를 당했다. 막판 흐트러진 집중력이 아쉬웠지만, 무력했던 작년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어져 있었다.

그리고 2차전에서 롯데는 수준 높은 경기를 펼쳤다. 선발로 나선 영건 김원중이 5이닝 4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박시영 역시 실점을 허용치 않았다. 윤길현이 1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마무리 손승락이 이른 등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타선은 제구 난조의 이재학으로부터 3실점을 뽑아내며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개인의 맹활약으로 이뤄진 승리는 아니었다.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제 몫을 해냈다. 선발, 불펜, 야수가 큰 실수 없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위기의 순간은 있었지만 침착하게 극복했다. 승리에 필요한 것은 '모두가 제 역할을 해내는 것', 그것 뿐이었다.

특정 팀에 대한 '공포증'은 작은 실책 하나도 마치 운명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정신을 흔들리게 한다. 롯데는 이날 자신의 임무를 다 해낸 선수들의 힘으로 그 흔들림을 이겨냈다. 그간의 응어리를 푼 롯데는 이날 NC전 1승으로 인해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2017 시즌을 맞을 수 있게 됐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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