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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협 이호준 회장 "메리트 요구와 팬 사인회 거부, 전혀 사실 아니다"

기사입력 2017.03.30 15:39 / 기사수정 2017.03.30 18:06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사단법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선수협')의 회장 이호준이 최근 불거진 선수협의 '메리트 부활 요구'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답했다. 

선수협은 30일 오후 3시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메리트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이호준 회장은 "메리트 요구, 팬사인회 거부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팬을 볼모로 구단과 협상을 하나. 아무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억울한 선수협 "'팬사인회', '보이콧' 단어 조차 나온 적 없다"

이 회장은 팬사인회와 보이콧이라는 단어가 나온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거듭 표했다. 그는 "그런 (보이콧) 보도가 우리 프로야구를 얼마나 위험하게 만드는지, 개막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힘 빠지는 내용인지 모르겠다"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팬사인회 보이콧,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선수들에 대한 복지 저하에 따라 서운함이 터져나왔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지난 이사회 때 회의를 거치며 선수들의 서운한 점이 많이 나왔다"며 "얼마전까지만 해도 팀과 선수 간의 정이라는 게 있었는데 사라진 부분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프로야구 20년 넘게 하면서 구단과 선수 간의 정이 있었다"면서 전지훈련을 예로 들었다. 전지훈련을 떠나게 되면 구단에서 선수에게 보너스 형태의 금액을 준다. 40~50일 넘게 훈련하니 가족들도 못 보고, 부모님 선물이라도 사라는 뜻으로 주고 받았다. 그런데 올해 달라졌다는 것. 단장에 의해 일괄적으로 금액을 정하고, 선수들에게 상의 아닌 통보를 했는데, 그 부분에서 선수들이 서운해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안 받아도 되는데, 이렇게까지 10개 구단이 회의를 거쳐 금액을 정해 선수에게 준다는 점에서 정이 없다고 느꼈다"며 "이 때문에 선수들이 아쉬워했다"고 덧붙였다.

또 선수 권익을 먼저 지키고자 하는 점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선수 권익도 챙겨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메리트도 있었고, 그런 부분을 구단이 많이 제공했다. 따라서 선수도 행사나 야구 외적인 것을 할 때 적극적으로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하나씩 없어지다보니 선수들도 좀 그렇다"며 "나는 20년 넘게 메리트 받았는데 후배들은 그렇지 않다. 그런 결정이 났을 때 힘들기도 했다. 무언가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 부분(메리트)을 갖고 구단과 어떻게 할 생각은 없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점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구단이 조직적으로 나서 선수의 권익을 하나씩 줄이는데 대해 선수협 역시 저항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도) 구단에게 협상해야 하지 않겠나 싶었다. 각 팀 주장들이 제안들을 건의했고 구단이 검토를 해야할 상황에서 이런 기사가 나와 안타깝게 생각한다. 선수들은 절대 팬을 볼모로 잡지 않을 것이다. 회의 때 준비했던 것이 많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받은 사랑을 많이 돌려주자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팬을 볼모로 삼는다는 일각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진정 선수협이 원하는 것은 '선수들을 위한 기반 제도 개선'

이호준 회장은 선수협이 정정당당하게 선수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2군 선수들의 상황을 설명하며 "25만원, 30만원짜리 배트도 스폰을 받지 못해 자비로 사는 선수들이 많다. 이런 선수들이 도움받아야 할 부분이 있는데, 그런 목소리들이 묻히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한 "2군 선수들도 많은 것을 포기하고 그 자리까지 왔는데, 나쁘게 비치는 게 힘들다. (국민들의 반응의) 이유는 안다. 그러나 선수들의 고충이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도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선수협이 가장 크게 내세운 것은 'FA등급제'다. 선수협 측은 "프로야구 시장은 커지고 팬들 기대는 올라가는데 야구 규약 자체는 발전이 없다. 2017년에는 KBO리그 자체가 좀 더 발전하기 위해 선수와 구단이 서로를 존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공정한 규약을 만들어야 한다"며 제도 개선을 주장했다. 선수협은 FA등급제를 통해 하위선수들의 팀 선택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해야 하며, 이를 위해 단계별 보상선수제도 폐지, 보호선수 수 확대, 보상액 축소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선수협은 △KBO연금 확대 △육성선수 보류제도 폐지 △부상자제도 도입 △군보류선수의 경력인정 △연봉조정제도 개선 △외국인 선수 엔트리 재검토 △에이전트제도의 차질 없는 시행 등을 내세웠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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