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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스친소③] 임재욱 Says "병규야, 나랑 술마시면 꼭 홈런 치더라"

기사입력 2017.03.02 14:30 / 기사수정 2017.03.02 15:09

전원 기자


[엑스포츠뉴스 전원 기자] 전 야구선수 이병규의 훌륭한 홈런 성적의 비결 뒤에 가수 포지션 임재욱의 남다른 공이 있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술을 좋아하는 두 사람은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틈만 나면 술잔을 기울이며 우정을 나눴다. 때론 진솔한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다보니 약 20년이 흘렀다.

최근 서울 청담동의 한 이자카야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 임재욱, 이병규와 진행한 인터뷰를 대화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Q. 이병규 : 일본에서 활동할 때 우리 진짜 에피소드많았지.

A. 임재욱 : 옛날일 기억나? 일본에서 병규 네가 내 디너쇼 왔는데, 내 팬들이 너 다 알아봐서 너 공연장 빠져나가지도 못했잖아. 그때 너 인기 진짜 대단했어. 초대권 못주고 표 사게한건 미안. 밥 먹고 가란 뜻이었어.

Q. 이병규 : 일본에서 진짜 많이 친해졌지? 힘들때 서로 의지하면서.

A. 임재욱 : 응, 내가 일본 활동이 지지부진하니까 네가 엄청 답답해했잖아. 너도 속상했는지 구장에 네가 들어설 때 나오는 BGM을 내 노래 '아찔했어요' 틀어줬었고. 그때 진짜 못잊지. 원래 선수들이 구장으로 걸어가는 시간이 약 7~8초 정도 되는데, 넌 내 노래 좀 더 홍보하겠다고 일부러 늦게 나오고, 15초 풀로 틀어줬잖아. 그 모습을 관중석에서 보는데 진짜.. 와. 너무 감동적이더라. 나고야 돔은 굉장히 커서 소리가 좀 울리는데 그 감동은 말로 못하지. 나도 종합운동장이나 큰 무대에 여러번 올라봤지만 그때보다 더 찡했어. 솔직히 눈물 좀 흘렸다. 그만큼 넌 나를 꾸준히 도와줬던 친구야.

Q. 이병규 : 생각해보면 우리 정말 술 자주 마셨던 것 같다.

A. 임재욱 : 야, 너 알지? 너 나랑 경기 전날 술 마시면 꼭 다음 날 경기에서 홈런 쳤잖아. 다 너를 위해서 한 행동이었다. 그거 알고 있어라. 하하.


Q. 이병규 : 아, 그 놈의 술!

A. 임재욱 : 정말 술 많이 마셨잖아. 아마 나 옛날부터 마신 술값만 계산하면 아파트 한 채 값은 넘고도 남을 거야. 솔직히 나 술도 잘 못마시는데 너한테 지기 싫서 엄청 노력했어. 너한테 술로 지면 자존심 상하거든. 우리 만나면 꼭 술 네명은 마시지. 각 두병씩.

Q. 이병규 : 나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잖아. 조언해줄 것 없어?

A. 임재욱 : 쉬면 잊혀진다 병규야. 열심히 해라. 솔직히 추앙받던 선수도 1년이면 대중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기 마련이야. 물론 쉬는 것도 중요하지. 난 지금 노래가 너무 하고 싶어서 나올 준비를 하고 있지만, 넌 줄기차게 운동만 하다가 이제 좀 쉬고 싶은 마음도 있잖아. 그런 점에서 입장이 반대이긴 한데,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Q. 이병규 : 그나저나 네 새 앨범이나 빨리 내라. 몇년을 기다리고 있다고.

A. 임재욱 : 알았어. 열심히 하고 있는데 타이밍을 보고 있는 중이야. 좋은 노래가 나올 것 같아서 작업 중이란 말이다. 원래 이번 겨울에 컴백하는게 목표였는데 좀 미뤄졌고, 올 봄에는 꼭 낼려고 해. 새로 설립한 회사 직원들도 열심히 노력해주고 있으니까 이제 나만 잘하면 돼.
 


전원 기자 w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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