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2.06 02:24 / 기사수정 2007.12.06 02:24
[엑스포츠뉴스=이우람 기자] 올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맘고생이 심했던 선수를 꼽으라면 혹시 최태욱(27) 선수가 아닐까 합니다.
전 소속팀 포항 스틸러스가 15년 만에 K리그 정상에 올랐지만, 정작 최 선수는 주연으로써 아니 조연으로써도 그리 눈에 띄는 활약상(19경기 1골 1도움)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축구 선수로서 한창 전성기적 활약을 펼칠 나이이고, 포항에 들어오기 전에 일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큰 아쉬움이 절로 남는 최태욱 선수의 2007 성적표입니다.
그러나 엄밀히 얘기하면 최태욱 선수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기량이 퇴보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어울리지 않았던 팀에 몸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언뜻 들어보기엔 공격축구를 하는 포항이라는 팀에서 최태욱 선수가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은 실력에서 밀려 보였을 법합니다.
하지만, 자세한 속사정을 들어보면 미묘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올 시즌 포항 파리아스 감독은 지난 3년 동안 선수들을 관찰하며 정리한 결과, 팀의 최적인 전술로 3-4-1-2전형을 선택했습니다.
여기서 최태욱 선수는 투톱(조네스-고기구)으로 뛰기에는 피지컬이, 윙백(박원재-최효진)으로 뛰기에는 수비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주전경쟁에서 밀렸다는 평입니다. 개개인의 능력치를 봤을 때 최 선수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좋은 선수임이 틀림없더라도,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없는 환경에 있다면, 기회를 좀처럼 얻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 최태욱 선수가 내년부터는 전북 현대에서 뛰게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수비수 김성근과 함께 권집-김정겸과 맞트레이드 되어 전북의 초록색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고 전해졌습니다.
이번 최태욱 선수의 이적 소식이 반가운 것은 인제야 지난 1년간의 맘고생을 떨쳐내고 맘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선수 본인도 파리아스 감독이 2년간 팀과 계약 연장에 성공한 만큼 자신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팀에서 뛰기를 원했다고 하는데요, 결과적으로는 이번 최태욱-김성근 트레이드로 포항도 김기동을 대체할 수 있는 권집을 얻은 만큼 서로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전북이 포항과 달리 전방 3톱에서 측면을 많이 활용하는 팀입니다. 측면 공격수가 제격인 최태욱 선수에게 이보다 어울리는 기회도 없죠. 최강희 전북 감독의 경우 상대에 따라 전술변화가 유동적이기 하지만, 빠른 스피드로 역습에 능하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장착한 최 선수인 만큼 울산으로 보내진 염기훈을 대신해 많은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전북에 정경호-정종관-이현승 선수 등 유능한 측면 자원이 많지만, 모두 자신만의 특징을 지닌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함께 상대에 따라 고루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태욱 선수는 지난 선수생활을 돌이키면서 자신을 공격수로 써준 인천 유나이티드에서의 선수 생활이 가장 행복했다고 합니다.
그런 최선수의 행복이 자신의 5번째 팀 전북에서 재현될 수 있을까요. 내년 시즌 전주 월드컵 경기장과 K리그에서 빈 공간으로 '광속' 드리블을 펼치고 수비수를 제쳐낸 뒤, '벼락' 슈팅으로 관중을 사로잡는 최태욱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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