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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명' 홍건희 "최종 목표는 늘 선발 투수" [인터뷰]

기사입력 2016.07.07 07:30 / 기사수정 2016.07.07 04:02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아~ 정말 한번만 더 생각했으면 안맞았을텐데." 이택근에게 적시타를 맞았던 그 순간을 묻자 홍건희(24,KIA)의 얼굴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스쳤다.

홍건희는 지금 KIA 타이거즈의 '키맨'이다. 헥터-지크-양현종까지. 윤석민의 부상과 임준혁의 부상 이후 부진으로 3명의 선발 투수로만 로테이션을 꾸려온 KIA는 홍건희의 선발진 합류를 결정했다. 

어렵게 내린 결정이다. 홍건희는 지난해부터 캠프를 거쳐 선발로서 꾸준히 수업을 받아왔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지는 못했지만 불펜에서도 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릴리프로서 연결 고리 역할을 맡았었다. 

또다른 '선발 유망주' 김윤동, 이준영, 정동현, 전상현 등은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하다. 임창용의 가세로 고정 마무리가 생기면서 홍건희를 선발로 낼 수 있는 여유가 다소 생겼다. 

홍건희는 지난 2일 고척 넥센전에서 올 시즌들어 처음 선발 등판했다. 결과는 4이닝 4피안타 5탈삼진 3볼넷 2실점. 3회까지는 안정적으로 위기를 넘겼지만 4회말 만루 상황에서 이택근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실점했다. 4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잡은 홍건희는 아쉬움 속에 등판을 마쳤다. 김기태 감독은 이날 홍건희의 한계 투구수를 80개로 정해놓았었고, 그에 맞춰 강판됐다. 팀이 패하면서 아쉬움은 두배가 됐다. 

홍건희는 "오랜만의 선발 등판이었지만 내가 선발 투수라는 생각은 안하고 한 이닝씩만 막자고 생각했었다. 이택근 선배에게 안타를 맞는 순간 너무나 아쉬웠다. 볼 배합을 한번만 더 생각했으면 안맞았을텐데, 내가 잡을 수도 있는 타구였는데 중심이 쏠려서 못잡은 것도 두고두고 아쉬웠다. 투수들은 원래 맞고 나면 그런 생각을 한다. 힘으로 붙어야 하나, 요령으로 싸워야 하나를 두고도 늘 고민한다"며 털어냈다. 

캠프에서 준비를 했다고는 하지만 시즌 도중 중간과 선발을 오가는 것은 밸런스를 잡기에도 쉽지는 않은 일이다. 하지만 홍건희는 "해당 사항이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다른 사람들은 보직을 왔다갔다 하는게 부담이 된다고도 하던데, 나는 중간에서 선발 가는게 아무렇지도 않다. 준비를 했기 때문"이라는 그의 설명이 따라왔다. 

그가 강한 자신감을 내비칠 수 있는 이유는 말 그대로 성실하게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홍건희는 이대진 투수코치가 꼽은 KIA의 '차세대 에이스'다. 실력은 물론이고 야구를 대하는 태도와 마인드, 훈련에 임하는 자세 등이 모범이 될만하기 때문이다. 

홍건희는 "올 시즌 세부 성적을 목표로 삼지는 않았었는데, 트레이닝 파트에서 짜주시는 스케줄대로 열심히 훈련을 하려고 한다. 그 일정을 따르다보니 자연스럽게 힘도 붙고 만족스럽다. 시즌 절반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체력도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투수로서 늘 최종 목표는 선발이었다. 사실 우리팀의 선발진이 워낙 좋아서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이렇게 됐다. 투구수는 몇번 던지다보면 충분히 더 늘어나게 돼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자신감'일 뿐, '착각'이 아니다. 홍건희는 "좋은 기회가 왔기 때문에 내가 잘해야하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선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나는 지금 배우는 과정에 있다. 지금 어떤 결과를 내느냐는 내게 달려있다"며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홍건희는 이번 주말 잠실 두산전에서 시즌 두번째 선발 등판을 갖는다. 두산은 지난해 선발로 두번 나섰던 경험이 있었고, 시즌 마지막 순위 싸움이 남았을때 아픔을 안겼던 상대이기도 하다. 또 현재 KIA가 두산전 연패에 빠져있어 여러모로 부담스럽다. 

그리고 홍건희는 아직 프로 데뷔 후 선발승이 한차례도 없다. 지난해 두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불펜 난조로 불발됐었다. 다시 얻은 기회에서 그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까. 

NYR@xportsnews.com/사진 ⓒ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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