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1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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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천우희 "항상 고르게, 모든 연기를 잘 하고 싶어요"

기사입력 2016.04.20 13:48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진실 기자] 배우 천우희에게는 묘한 매력이 있다. 자꾸만 보고 싶고 어떤 연기던 제 색으로 소화해내는 그런 매력이 있다.
 
천우희는 지난 13일 개봉한 영화 '해어화'(감독 박흥식)에서 조선의 마음을 노래하는 훌륭한 재능을 가진 서연희 역을 맡았다. 말 그대로 예쁜 색감이 돋보이는 '해어화'에서 천우희는 한복과 양장을 넘나드는 다양한 의상을 선보였다. 천우희 역시 이에 대해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천우희는 영화에서 김윤우 역의 유연석과 짧지만 멜로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천우희는 멜로 연기를 한 소감을 말했다.
 
"짧지만 좋던데요. 하하. 저는 영화에서 여여케미가 많았잖아요. 가장 기본적으로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가 많이 회자되는데 그런 부분을 항상 하고 싶었습니다. 짧지만 강렬하게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윤우와 연희의 감정이 잘 보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 조금은 아쉽기도 했어요. 연희의 모습이 조금은 느닷없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각자 누구나 사정이 있지 않나요. 자신은 자신의 감정을 정당하다고 느끼는 것 처럼요. 소율(한효주) 같은 경우는 감정의 선이 이어져서 세밀한 그 변화가 차츰 보여졌지만 약간 윤우나 연희의 감정의 결은 결만 보여져 아쉬워요. 연희와 소율의 대립이 딱 보이며 힘이 똑같게 가기를 바랐어요. 그럼 더 흥미진진하지 않았을까요?"
 
영화에서 연희와 소율은 둘도 없는 친구였지만 재능이나 사랑에 있어 대립하게 됐다. 천우희 역시 누군가가 탐낼 만한 훌륭한 재능을 갖고 있는 배우다. 그 역시도 재능에 대해 질투를 느끼거나 혹은 질투 받았던 적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자신은 질투심이 없다고 말했다. 남의 것을 신경 쓰기 보다는 자신의 것에 온전히 집중하는 편이라고. 다른 이의 것을 탐내는 것은 자극으로 발전을 이룰 수 있겠지만 피폐하게 만드는 부분이 많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천우희는 많은 재능만큼 그의 연기에 있어 '믿고 보는 배우'라는 기대치가 높다. 이에 대해 부담스럽진 않을까.
 
"멜로나 평범하고 소소한 영화를 해보고 싶은데 아무래도 출발이 그래서 그런지 계속 센 작품이 들어오더라고요. 제가 그런 작품을 원하는지 가끔은 헷갈리기도 합니다. (웃음) 그래도 작품을 하게 되면 막중한 임무가 주어진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높은 기대치는 워낙 좋게 봐주셔서 어떠한 부족함이 보여도 믿어주고 좋게 봐주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어디 잘 하나 보자'라고 날카롭게 보는 분들도 있거든요. 분명 얻어가는 부분도 있고 부담도 되지만 최선의 노력을 하려 합니다. 아직은 한참 어렵지만 항상 고르게 모든 연기를 잘하고 싶어요."
 
천우희는 극중 조선의 마음을 움직이는 목소리의 소유자로 직접 노래를 불렀으며 '조선의 마음'의 1절 작사에 참여했다. 천우희는 기본적 발성도 당시 1940년대의 풍으로 부르기 위해 노력했고 연희의 목소리로 인해 모든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라 생각해 관객이 듣기에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목소리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을 가지기도 했다. 그는 노래를 하게 되며 좌절도 하는 꽤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천우희와 동갑내기 한효주는 1987년생 동갑내기 친구로 두 사람 모두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대표 여배우였다. 천우희는 한효주와 '뷰티 인사이드'에서 짧게 호흡했지만 정말 좋았다며 많은 신을 함께 하는 '해어화'에서도 만족스러운 호흡을 말했다. 두 사람은 동갑이기도 하고 바로 다음 작품을 함께 하다 보니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았다고.
 
천우희는 '해어화'와 더불어 오는 5월 개봉을 앞둔 '곡성'(감독 나홍진)에도 출연한다. 특히 '곡성'은 제69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이어 천우희는 김남길과 함께 하는 '마이엔젤'(감독 이윤기) 촬영에도 돌입했다. 그야말로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배우다.
 
"'곡성' 속 무명은 연희와 정반대입니다. 외적으로도 달라요. '해어화'에서 예쁜 모습을 처음으로 보였다면 '곡성'은 그 끝이죠. 하하. 거지가 따로 없을 정도로 초췌한 모습인데 슥 하고 나타나고 갑자기 사라져요. '해어화'는 소율의 시선으로 따라가는데 '곡성'은 영화 안에서는 관객의 시선으로 가는 듯 하지만 무명의 시선을 따라가는 것 같습니다. 일을 하게 되며 2년 동안 여행을 못갔어요. 약속을 잡게 되면 일이 터지더라고요. 이비자나 하와이에 가서 다른 사람의 신경을 안쓰고 흥겹게 춤도 추고 싶어요."

 
천우희에게는 연기를 잘 하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너무나도 행복한 수식어지만 어쩌면 부담이 될 수 있는 수식어기도 하다. 또한 전작에서 보였던 강렬한 캐릭터는 '천우희는 다가가기 어렵다'는 편견을 주기도 한다. 그는 편견에 있어 쿨하게 받아들였다. 부담도 되고 뛰어 넘어야 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작품으로 인해 자신이 존재할 수 있었다고. 연기를 평생 하고 싶다는 천우희는 다양한 모습보다는 조금씩 성장해서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 작품, 한 작품 씩 쌓아가다 보면 '배우 천우희'가 조금씩 완성되지 않겠냐고 생각했다.
 
"좋은 연기를 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방식을 바꿔보려고 합니다. 감독님의 스타일, 함께 하는 배우들이 추구하는 바에 따라 연기 방식을 조금씩은 바꾸지만 연기관은 늘 똑같습니다. 좋은 작품을 많이 보는 것도 분명히 도움이 되겠지만 일상에서의 인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일지를 쓰는데요, 일지를 쓰면서 달라진다기 보다는 연기를 처음 했을 때 그 맘을 유지하려고 해요. 진정성 있게 직관을 믿으며 연기하자고,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계속 연기를 해 나가자는 내용을 담습니다. 글 솜씨요? (웃음) 저 혼자 쓰니 저만 알아봐요. 많이 경험하려고 노력하고 상상하는 것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여행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true@xportsnews.com / 사진=김한준 기자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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